<성명서>
건설현장의 다단계 하도급이 또 다시 불러온 대구지역 건설노동자 파업 투쟁
경찰이 나서서 제2의 울산건설플랜트 사태 유도하나

건설산업연맹은 6월 1일부터 파업에 돌입한 대구지역 2,000여 건설노동자들의 투쟁을 적극 지지하며, 건설노동자들의 정당한 파업 투쟁을 막아 나서고 교섭을 파탄 내는 경찰을 강력하게 규탄하는 바이다. 건설현장의 불법 다단계 하도급 구조는 2005년 울산건설플랜트, 덤프 투쟁에 이어 2006년 대구지역 목수, 철근 노동자들의 파업 투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건설현장의 불법 장시간 노동, 체불임금, 불법 하도급,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산재은폐등 각종 불법 사항에 대해서는 사업주 봐주기로 일관하는 정부는 건설노동자의 정당한 파업투쟁을 폭력집단으로 매도하고 있다.

지난 수년간 건설노동자들의 매번 투쟁마다 경찰은 노골적인 탄압을 해 왔다, 2001년 레미콘 노동자들의 파업 투쟁을 도끼를 휘둘러 집단연행을 하는 등 수년간 지속된 경찰의 노골적인 탄압은 지난 2005년 울산건설플랜트 파업 투쟁 때는 47명 구속, 800여명 집단연행으로 이어졌다. 울산건설플랜트 파업 투쟁시에도 교섭에 나왔던 건설사업주들은 경찰의 현장 병력배치, 집단연행 등을 방패삼아 교섭을 거부하고 파업이 장기화 된 바 있다,

대구지역 건설노조는 지난 수년간 대구지역의 원청, 하청과 단협을 체결해 왔고, 조합원 가입률도 높다, 그러나, 현재 2006년 파업에서 초기에 교섭에 나왔던 업체들이 경찰이 개입을 시작한 이후에는 아예 교섭 자리에도 나오지 않아, 급기야 6월 7일에는 외지 업체들을 제외한, 지역의 전문건설업체들이 일방적으로 교섭을 거부하여 교섭이 결렬되는 사태에 이르고 있다.

건설산업연맹은 건설현장의 불법 다단계 하도급 문제는 방치하면서, 노조의 파업투쟁을 오히려 장기파업으로 몰고 가고 있는 경찰의 행태에 대해 더 이상 방치하지 않을 것이며,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것을 천명하면서 다음과 같이 요구하는 바이다.

1. 대구지역 원청, 하청 건설업체들은 대구지역 노동자들의 임금인상과 단협 요구를 즉각 수용하라.

현재 건설업의 원청과 하청은 다양한 방식으로 적정 단가를 보장받고 있다. 현행 제도로는 공공공사의 경우에는 저가 낙찰 방지제도가 있고, 물가가 3% 이상 오르면 자동으로 공사금액을 높여서 받는 에스컬레이션 제도도 있으며, 원청회사는 하청회사에게 도급 금액의 82% 이상을 보장해야 하는 제도도 있다. 이에 의하면 원청, 하청 건설업체들은 지난 시기 물가 인상만큼 공사금액을 인상해서 받아 왔다. 그러나, 건설자본은 건설일용노동자에게는 외환위기 보다도 낮은 임금을 지급하고 있고, 급기야 2005년에는 전산업 노동자들이 8%대의 임금인상을 하고 있으나, 유독 건설업만 -0.8%의 임금으로 오히려 임금 더욱 하락했다.
공사비 상승에 대한 제도적 장치, 분양가 담합 등 분양가의 대폭적인 상승 등으로 사상 최대의 매출이익을 지속적으로 달성하고 있는 건설자본은 46세 노동자가 월평균 임금 157만원으로 살아가고 있는 현실을 도외시하고, 최소한의 생활임금 보장을 위한 인상 요구를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퇴직금도, 실업급여도, 학자금 지원도 없이 상습적인 체불임금에 방치되어 있는 건설노동자의 최소한의 생활임금 보장은 지극히 정당한 요구이다. 대구지역의 원청, 하청 건설업체들은 대구지역 건설노동자들의 생활임금 보장과 단협 체결 요구를 즉각 수용하라

2. 경찰은 대구지역 건설노동자들의 파업 투쟁에 대한 개입을 중단하고, 정부는 교섭해태, 교섭거부 등 부당노동행위와 각종 불법 행위를 자행하고 있는 건설사업주를 처벌하라

현재 대구지역 건설노동조합 조 기현 위원장은 현장 펜스에 스프레이를 칠했다는 이유 등 현장의 파업 참가 확대 과정에서 발생한 사소한 행위를 이유로 3개 경찰서에서 각각 소환장을 발부했다. 대구지역 건설노동자들이 파업 투쟁과정에서 현장과의 불필요한 마찰을 최대한 억제하고, 무리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자,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들어 행위 당사자도 아닌 대구노조 위원장에게 출두요구를 남발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초기에 노조 주요간부를 발을 묶어 두겠다는 것으로 조직을 와해시키려는 행위이다. 심지여 경찰이 현장소장에 뿌린 전단에는 노조를 반드시 고발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이는 건설노동자의 정당한 파업 투쟁을 무력화 하고자 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이러한 경찰의 행태는 건설업체들의 교섭 거부의 방패막이가 되고 있고, 교섭 결렬의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3. 정부는 불법다단계 하도급 근절, 건설현장의 법 준수에 대한 근본 대책을 수립하라

정부는 그동안 건설현장의 불법 다단계 하도급을 방치하고 시공참여자 제도를 통해 건설현장의 인력모집과 중간관리를 수행해온 현장의 팀장, 반장에게 고용보험을 비롯한 4대 보험을 전가하고, 산재은폐를 조장하는 건설사업주들을 방관해 왔다.
또한 주당 70시간 이상의 장시간 노동, 체불임금, 하루에 두 명이 죽어 나가는 산재, 야간 근로, 주휴수당, 퇴직공제 등 기본적인 법 준수가 안 되고 있는 건설현장을 지속적으로 방치하고 있다.
지난 수년간 방치되어 왔던 건설현장의 각종 불법행위 속에 건설 노옹자들의 폭발적인 투쟁이 연 이어 계속되고 있음에도, 정부는 근본대책을 수립하기는 커녕, 노동조건을 개선하고자 하는 건설노동자들의 정당한 단체교섭 요구와 파업투쟁을 봉쇄하는 데에만 급급하고 있는 것이다.


대구지역 건설노동자들의 파업 투쟁은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일요일도 없이 옴이 부서져라 일하면서도, 사회의 가장 밑바닥에서 항상적인 실업과, 체불과 인간적인 멸시를 받고 있는 건설노동자들의 절절한 호소이자 분노이다.
건설산업연맹은 180만 건설노동자들의 분노를 모아 대구지역 건설노동자들의 파업 투쟁을 엄호할 것이며, 조직을 총동원하여 강력하게 투쟁해 나갈 것이다.

2006년 6월 8일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