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산업연맹은 지난 4월 17일 건설노동자 참정권 보장 서명운동에 돌입한바 있고, 지난 5월 23일 한달여만에 1만 6천여명의 서명을 받아 중앙선관위와 국가인권위에 전달했다
건설노동자는 주거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현행법상 선거일이 유급휴일이 보장되지 않아. 실질적으로 투표권을 박탈당하고 있다. 이에 건설산업연맹과 민주노총, 민주노동당은 합동으로 참정권 보장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 4월 17일부터 시작된 서명운동에는 연맹 산하 조직의 건설일용노동자, 기업노조 조합원을 비롯하여, 현장의 노동자들 전체를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전개한바 있다. 아울러,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 소속 조합원과 당원들에게 서명을 받았다. 아울러 연맹 정치위원회에서는 3회에 걸쳐 영등포역 등지에서 가두 서명운동을 전개하여 시민들의 서명도 받은바 있다.
이에 건설산업연맹은 23일 국가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건설노동자의 참정권 보장을 국가 인권위에 제소했고, 당일 중앙 선거관리 위원회 면담을 통하여 제도개선과 아울러 5월 31일 지자체 선거와 관련한 특별 대책 수립을 촉구했다.
아울러 연맹은 5월 31일 건설현장 휴무와 투표권 보장을 100대 건설사에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하였으며, 노동부에도 대책 수립을 촉구한바 있다. 또한, 5월 31일에는 선거일에 조합원 단위로 현장을 쉬고 투표에 참가하는 지침을 단위노조에 하달했다. 이에 현재, 대구등지에서는 5월 31일 지역에서 투표참가와 지구별로 6월 1일 총파업 출정식을 전개할 예정이며, 포항, 여수, 광양등 플랜트 노조들은 현장 휴무와 투표참가를 방침화 하고 있고, 울산등에서는 조합원 총회등의 형식을 통해 투표 참가를 진행할 예정이다.
건설일용노동자의 참정권 관련해서는 25일 KBS 뉴스에 보도되고, 앞서 매일노동뉴스, 한겨레, 프레시안, 참세상등의 매체에 보도된바 있다.
아래는 23일 국가인권위 앞에서 진행한 기자회견문과 자료이다.
<기자회견문>
화장실, 샤워실등 기초적인 인권부터 투표를 할 수 있는 참정권까지
건설노동자의 인권 박탈의 현실을 고발한다.
지난 2003년에는 건설노동자가 원청과 단협을 체결했다는 이유로 구속, 수배당하는 인권박탈의 현실이, 2005년에는 화장실, 샤워시설을 요구했다고, 47명이 구속당하고, 800여명이 집단 연행 당했던 울산건설플랜트 노동자의 현실이 국가 인권위의 문을 두드린바 있다. 오늘 2006년에는 건설노동자의 참정권 보장이 국가 인권위의 문을 다시 두드리고 있다.
우리 헌법 제11조 1항에는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고 되어있다. 더하여 "누구든지 성별· 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라고 되어 있다. 그러나, 건설노동자는 화장실, 샤워실등의 기초적인 인권부터, 노동조합 결성과 활동, 그리고, 참정권까지 집단적으로 박탈되어 있다.
노동부는 "선거 등 공민권 행사를 위해 정부가 임시공휴일로 정하여 선포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관공서가 휴무하는 날로서 단체협약, 취업규칙 등에 특별한 규정이 없다면 당연히 휴일로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석하고 있다. 노동부의 유권해석대로만 한다면 임시공휴일에도 쉴 수 있는 관공서 공무원들과 단협에 보장을 받은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들은 1등 국민으로서 투표권이 있고, 비정규직, 임시직, 건설일용직 노동자들은 3등 국민으로서 사실상 투표권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이러한 현실에서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건설 일용직 노동자에게는 <투표란 하루 일당을 포기하는 사치>와도 같다. 실제로 건설현장의 일용직 노동자 열에 아홉은 투표를 해 본적이 없다. 일요일이나 법정 공휴일에도 팽팽 돌아가는 건설현장은 이번 5. 31 지자체 선거에서도 선거를 이유로 휴무를 계획하고 있는 건설현장은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또한, 건설 일용노동자들뿐 아니라, 원 하도급 구조로 되어 있는 건설현장에서는 원청의 정규직 노동자들도 현장이 쉬지 않고 돌아가는 관계로 투표권을 박탈당하고 있다. 또한, 건설노동자의 경우 70% 이상이 주거지에서 떨어져 일하고 있는데, 현행 부재자투표제도는 부재자 투표를 하려면 신고와 투표를 위해 2일을 소요하여야 하고, 부재자 투표시간도 제한되어 있을 뿐 아니라. 부재자 투표소 설치요건도 지나치게 까다로워 건설노동자의 투표권 행사를 전혀 보장하지 않고 있으며, 부재자투표가 당연히 예상되는 건설현장에 대해 부재자 투표에 대한 집중 홍보는 전혀 실시하지 않고 있다.
선거일은 임시 공휴일로 지정되고 있기에, 그 동안 정부와 언론은 지자체 선거의 투표율이 52%, 48%로 낮아지고 있는 현상을 “선거일에 놀러가는 유권자” 탓으로만 돌려왔다. 그러나, 이는 구조적으로 참정권을 박탈당하고 있는 180만 건설노동자를 비롯한 비정규 중소영세 노동자의 현실을 도외시한 반쪽짜리 분석이며, 기만이다.
이에, 건설산업연맹은 건설노동자의 참정권 보장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의 1차 결과를 모아, 비 정규 · 건설일용직 노동자들의 실질적인 참정권 보장을 위해 국가 인권위에 제소하는 바이다. 그 동안 건설산업연맹은 건설노동자의 참정권 보장을 선관위, 노동부, 헌법재판소등 각계 기관에 지난 2002년부터 요구해 왔으나, 이런 저런 이유를 달아 아무런 제도개선과 변화 없이 또 다시 5.31 지자체 선거를 맞고 있다. 건설산업연맹은 국가 인권위원회가 건설노동자의 참정권 보장을 통한 인권 보장에 대하여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여 줄 최후의 기관으로 기대하는 바이다.
- 선거일을 유급휴일로 지정하여, 비 정규 건설일용노동자의 투표권을 보장하라
- 선거일에 건설현장 휴무를 실시하여 투표권을 보장하라
- 부재자 투표제도 개선하여 건설노동자 투표권을 보장하라
2006년 5월 23일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
□ 보충자료
1. 선거일 유급휴일과 관련법
- 노동부 : 선거권 행사와 관련한 업무지침 (1992년 12.08)
근로기준법 제 9조에 사용자는 근로자가 근로시간 중에 선거권 기타 공민권의 행사 또는 공의 직무를 집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시간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이를 부여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대통령 선거법 제 4조는 다른 사람에게 고용된 자가 선거인 명부의 열람 또는 투표를 하기 위하여 필요한시간은 보장되어야 하며 이를 휴무 또는 휴업으로 보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근로자가 노무제공의무가 있는 근로시간 중에 선거인 명부의 열람 또는 투표를 위하여 필요한 시간을 청구하는 경우 이를 보장하여야 하고, 동 시간을 휴무나 휴업으로 보지 아니하고 계속 근로한 것으로 보아 동 시간에 대한 임금을 지급하여야 할 것임. 다만 대통령 선거일 전체를 단체협약, 취업 규칙, 노사합의 등으로 휴일로 정한 경우 동기간에 대해서는 휴일로 부여되어야 할 것이며, 그 날에 대한 임금 지급 여부는 단체협약, 취업 규칙, 노사합의 등의 정한 바에 따라야 할 것임.
2. 건설노동자의 투표권 구조적으로 봉쇄
- 건설일용 노동자의 경우에는 일용직 고용이고, 주거지에서 멀리 떨어져 일하는 경우가 70% 이상임
- 건설현장은 오전 7시에 시작하여 오후 6시에 종료하는 하루 11시간의 노동임.
- 부재자 투표를 한다고 하더라도 부재자 투표시간 자체가 오전 10시에서 오후 4시까지이므로 투표를 하려면 하루 일당을 포기해야함.
- 투표를 하려면 하루 일당을 포기해야 할 뿐 아니라, 일자리 자체를 잃게 됨.
- 선거일에 휴무하는 현장은 한곳도 없음
가. 출 퇴근 하는 경우
- 성남에서 살지만, 인천에서 일을 한다든가, 서울에서 살지만 용인이나 의정부에서 일한다든가 하는 경우 출퇴근은 하고 있지만, 투표를 하기 위해서는 단지 몇 시간 보장이 아니라 하루가 소요되는 경우가 많음
- 현장 출근시간이 오전 7시이므로 투표를 하고 출근하기가 불가능함. 퇴근 후에 하는 것도 불가능함.
나. 합숙소 생활을 하는 경우
- 부산이나. 광주에서 수도권으로 일을 하러 오는 경우 합숙소 생활을 하는 경우가 있음. 이러한 경우 부재자 투표를 하여야 하는데, 부재자 신고를 하거나 투표를 하기 위해 2일을 소요하여야 함.
다. 토목현장의 경우
- 토목현장의 경우에는 현장 자체가 산 속이나. 바닷가인 경우가 많음. 부재자 투표를 해야 하는데 현장 자체가 시내와 멀리 떨어져 있고 컴퓨터 구비나 제반 시설이 갖추어지지 않음.
- 부재자 신고소나 부재자 투표소 자체가 현장과 떨어져 있어 선거를 하기 위해서는 2일이 소요됨.
3. 건설노동자 투표권 보장 촉구 추진 경과
- 2002년 지자체 선거 당시 중앙선관위와 건설협회, 30대 건설사에 건설현장 선거일 휴무와 투표권 보장 촉구 공문. 지역별로 건설현장에 직접 공문 발송
- 2002년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에서 건설일용 노동자, 서비스 산업 종사자. 중소영세 비 정규직 노동자의 투표권 보장 요구
- 2002년 6월 민주노동당에서 <선거일 유급휴일 지정법> 입법 청원. 16대 국회에서 상정조차 되지 못함.
- 2004년 3월 대구 건설노조 대구지역 선관위에 선거권 보장 촉구,
6월 13일 선거에서 대구지역 건설노동자 실질적인 파업으로 투표참가
- 2004년 3월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에서 투표권 보장 재 촉구, 부재자 투표시간 연장 촉구
- 2004년 3월 헌법소원(건설노동자와 건설산업연맹 후보의 명의로 헌법소원) 당시 40대 건설노동자가 헌법 소원 제기, 헌재에서는 투표권이 처음 발생했을 때 했어야 한다면서 각하시킴
- 2006년 참정권 보장 서명운동 민주노총, 민주노동당, 건설산업연맹 공동전개
4. 건설산업연맹의 요구와 투쟁 계획
<요구>
- 선거일을 유급휴일로 지정하여, 건설일용노동자의 투표권을 보장하라
- 선거일에 건설현장 휴무를 실시하여 투표권을 보장하라
- 부재자 투표제도 및 현장투표소 설치 제도 개선하여 건설노동자 투표권을 보장하라
<투쟁 계획>
- 4월 17일부터 건설노동자 참정권 보장 10만 서명운동 돌입
- 5월 31일 지자체 선거일 건설현장 휴무 투쟁 전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