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명 서>
흥화타워는 노동조합과의 단체협약을 즉각 체결하고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보장하라!
-전국타워크레인기사노조, 5월20일 새벽 기해 또다시 타워크레인 점거투쟁 단행

○ 불법파견 중단과 소사장제도 철폐를 요구하며 지난 5월15일 서울 삼성동 및 경기도 화성시 동탄신도시 (주)롯데건설 공사현장의 타워크레인 점거투쟁을 감행했던 전국타워크레인기사노동조합이 교섭당사자인 흥화타워의 무성의한 교섭태도에 반발하며 5월20일 새벽을 기해 대구 수성구 범어동 (주)대우 트럼프월드현장에 설치 가동중인 타워크레인을 또다시 점거,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 지난 2000년 설립이후 노동조합의 열정적인 현장활동과 2001년 및 2004년의 총파업 투쟁을 통해 임금인상․일요일 휴무 쟁취 등 노동조건의 향상과 건설노동자의 자존심을 찾아가던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의 오늘날 모습은 말 그대로 열악함 그 자체다. 하루 10시간 이상의 노동도 모자라 비조합원들을 중심으로 한 일요일 근무가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중대재해의 위험에 항상적으로 노출되어 있을 뿐 아니라, 만성적인 저임금과 구조화된 실업에 허덕이는 등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의 삶은 벼랑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의 이와 같은 비참한 현실의 배후에는 소사장제도라는 중간착취제도가 자리잡고 있다. 자신들이 직접 노동자들을 고용하는 대신 소사장이라는 책임소재도 불명확한 인력송출업자를 통해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을 현장에 투입하는 불법파견을 자행함으로써, 타워임대업체는 4대보험가입과 임금관리 등 자신이 부담해야할 사업주로서의 책임을 소사장에게 떠넘기고 있으며 소사장들은 마땅히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에게 돌아가야 할 임금의 상당부분을 관리명목으로 중간에서 착복하는 등, 타워임대업체와 소사장은 이른바 착취의 공생관계를 이루며 노동자들의 피땀을 빨아먹고 있다.

○ 그리고 이러한 소사장제도의 배후에는 흥화타워라는 악질 임대업체가 자리잡고 있다. 지난 수년간에 걸쳐 노동조합이 끊임없이 고소고발 등 문제제기를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부산지방노동청의 묵인과 비호아래 소사장제도를 통해 조합원 채용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바닥으로 떨어뜨린 장본인이 바로 흥화타워인 것이다. 이에 노동조합은 단식농성 및 전국 동시다발 촛불문화제 등 다양한 투쟁을 전개하며 사태의 원만한 해결을 꾀하였으나 흥화타워측은 시종일관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하였고, 결국 이는 노동조합으로 하여금 타워점거라는 극한 투쟁의 방식을 택하게끔 하였다.

○ 조합원 6인의 목숨을 건 고공투쟁이 시작되자 마지못해 교섭자리로 끌려나온 흥화타워는 그러나 대화를 통해 악화된 사태를 무마시키려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노동조합을 더욱 기만하는 행태를 보여 조합원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예전부터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조합의 정당한 권리인 단체교섭요구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여왔던 흥화타워는, 이번에도 소사장제도를 통한 간접고용방식이 아닌 타워크레인 노동자 직접채용 등을 언급하며 노동조합의 요구를 들어주는 척 하면서도 이같은 내용을 단체협약 체결이 아닌 ‘합의서’ 작성을 통해 마무리하려고 함으로써 교섭타결의 진정성을 의심케 하고 있다.

○ 합의된 내용의 이행을 거부할 경우 처벌의 대상이 되는 등 그 효력이 노동관계법에 의해 보장되는 단체협약의 체결에는 결사반대하면서 회사측의 의지에 따라 한낱 휴지조각으로 전락할수도 있는 단순한 합의서 작성만을 고집하며 ‘합의내용 성실이행’ 운운하는 흥화타워의 저열한 의도는 너무나도 분명하다. 따라서 노동조합을 농락하는 흥화타워의 기만적인 교섭태도를 규탄하며 전개한 이번의 점거투쟁은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는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의 정당하며 절박한 표현에 다름아니다. 이에 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은 5월20일 대구지역 대우건설현장에서의 타워크레인 점거투쟁을 적극 지지하며, 이후에도 흥화타워가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의 절박한 생존권의 요구를 무시하며 단체협약 체결을 회피할 경우 연맹차원의 강력한 항의투쟁을 조직해나갈 것이다.

2006년 5월 20일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