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업체 임금 떼먹고 도주해 원청사 한동건설 찾아간 목수노동자 15명 강제연행


밀린 임금 달라며 원청회사에 항의하러 갔던 목수노동자 15명이 경찰에 강제연행됐다.

하청업체가 임금을 떼먹고 달아난 후 원청회사인 한동건설 측에 체불임금을 요구하러 간 목수노동자 15명을 수원 중부경찰서가 강제로 연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 목수노동자는 지난 4월부터 경기도 교육청에서 발주한 운중초등학교 신축현장(경기도 판교 소재)에서 형틀목수로 일했다. 그러던 중 하청업체인 원천건설이 지난 8월 임금을 모두 가지고 잠적했다. 이에 40여 명 노동자가 6월분 임금 5천만원을 받지 못한 목수노동자들은 경기도 교육청과 원청회사인 한동건설을 찾아다니며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아직까지 이들 임금은 해결되지 않고 있다.

현장노동자 25명은 지난 15일 오후 4시 경 체불임금을 받기 위해 원청사인 한동건설 본사 사무실을 찾아갔다. 하지만 한동건설은 자신들은 법적 책임이 없다고 발뺌하며 체불임금을 해결하기 위한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경찰에 업무방해와 퇴거불응이라는 혐의를 씌어 신고하기까지 했다.

이에 경찰이 즉각 형사과 소속 형사 30여 명을 동원해 당일 오후 6시30분 경 체불농성자들 15명을 강제연행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원청사 한동건설 사장(신항철)은 경기일보 이사인 것으로 알려져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한동건설은 학교 신축을 전문적으로 시공하는 회사로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을 뿐 아니라 경기일보 이사로 등록돼 있어 경기도내 굴지 업체로 알려져 있다.

건설노조 수도권지역본부와 민주노총 경기본부건설노조는 17일 오전 10시 경기지방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밀린 임금을 달라는데 강제연행으로 대응한 경찰을 강력히 규탄했다.



전국건설노조 수도권지역본부는 “지역신문 이사 위치에 있다면 지역사회 모범이 돼야 할 터인데 하루벌어 하루 사는 건설노동자 임금도 해결하지 못하고 떼먹겠다는 배짱을 부리고 있다는 사실은 자신 사회적 위치를 이용해 건설회사를 차린 인사 도덕적 해이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규탄했다.

이어 “체불임금은 건설노동자 삶을 뿌리 채 뒤흔드는 죄”라고 규정하고 체불임금을 받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을 결의했다. 또 체불임금을 해결하지 못할망정 체불농성자를 강제연행한 경찰에 책임을 묻는 한편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건설노조 수도권지역본부는 “건설노동자 인간다운 삶이 실현될 수 있도록 정부와 경찰은 제 할 일을 제대로 처리할 것을 요구하며, 체불임금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했다.

지난 3월에는 강원도에서도 철근노동자가 체불임금을 받으러 갔다가 현장소장에게 맞아죽는 일까지 발생했다. 자신 일한 대가마저 죽음으로써 받아낼 수밖에 없는 것이 이 땅 건설노동자들 현실이다. 노동자서민을 보호하고 노동기본권을 지켜줘야 할 경찰은 오히려 자본에 빌붙어 노동자들을 짓밟고 있다.

<홍미리기자/노동과세계>



■ 기자회견문

지난 10월15일 18시 수원중경찰서에 나이 많고 늙은 노동자 15명이 연행되었다. 이들은 판교 운중초등학교 신축현장에서 4월부터 일하던 사람들이다. 원청사인 한동건설을 찾아가 6월달 임금을 못 받았으니 돈을 달라고 했다. 법적으로 책임이 있는 한동건설은 체불임금을 해결하기는커녕 자신은 책임이 없다면서 발뺌할 뿐 아니라 경찰에 신고까지 했다. 이에 화답하듯 수원중부경찰서는 형사과 형사 30여명을 동원하여 ‘퇴거명령 불이행’이라는 죄목으로 전원 강제 연행했다.

그동안 건설노조는 한해에만 수 십억원의 임금체불을 해결해왔다. 노동부조차 해결하지 못하고 경찰도 해결하지 못한 임금체불 사건들도 건설노조가 해결해왔다. 체불노동자들은 하다하다 마지막 심정으로 건설노조를 찾아오는 것이다. 그동안 건설노조가 체불임금을 해결 할 때 경찰은 최대한 협조를 했었다. 경찰이 체불당사자와 회사 사이를 조율하면서 어떻게든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해 왔던 것도 사실이다.

건설노동자들은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일용직 노동자이다. 밀린 임금 받으러 간 노동자들은 그 돈 받아야만 생활이 가능한 사람들이다. 경찰은 이렇게 불쌍한 사람 도와주고 민중들이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임무이다. 그런데도 경찰은 돈 안주고 배짱 튕기고 있는 건설회사 사장은 수사하지 않고 돈 달라고 그것도 넉달전에 일한 임금 달라 하는 불쌍한 노동자들을 형사과 형사 30여명을 동원해 강제연행 한 것이다. 더구나 수원중부경찰서 경비과장은 동료들이 체불임금 받으러 갔다가 연행됐다는 소식에 달려온 조합원들에게 “무조건 해산해라. 해산하지 않으면 전원 연행하겠다”라는 말을 서슴치 않았다.

경찰은 누구를 위한 경찰인가? 체불임금의 주범인 한동건설 사장은 지역 주요 일간지의 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지역 일간지 이사라면 지역의 유지이다. 그렇다면 정황상 경찰이 지역의 유지와 모종의 결탁이 있는 것 아닌가. 지역의 세력자를 경찰이 비호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의구심을 품지 않을 수 없다. 그렇지 않고서야 자신의 정당하게 일한 임금을 달라는 노동자를 어떻게 강제 연행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명박 정부 출범 후 곳곳에서 벌어지는 경찰의 인권유린 및 안하무인 태도는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경찰은 ‘민중의 지팡이’이다. 경찰이 본연의 임무를 다하려면 힘있는 자를 위한 몽둥이가 되지 말고 서민의 친구가 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경기도 경찰청장은 이번 사태의 책임자를 엄히 문책해야 할 것이며, 추후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만일 이번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않는다면 경찰이 자신의 역할을 다할 때까지 투쟁 할 것을 밝히는 바이다.

2008.10.17

전국건설노동조합 수도권지역본부


■ 운중초등학교 체불투쟁


위치 : 판교택지개발지구
발주처 : 경기도 교육청
시행사 : 성남학교사랑
시공사 : 한동건설
철콘단종 : 원천건설

체불경과

- 8/1 임금이 지급되지 않을것 같아 작업을 중단함
- 2008년 8월 4일 원천건설 사장이 기성금을 갖고 도주
- 2008 8/10경 경기도교육청, 한동건설 농성을 진행함
원천건설이 시공하던 용동고, 운중초 체불자들이 한동건설 본사에 와서 체불임금 해결요구 농성을 진행함 -> 8월 14일까지 결론을 내기로 함
- 8/14 결론을 내지 못함
- 8/20 경기도교육청, 한동건설본사 농성을 진행함 -> 한동건설은 노동부 진정을 넣으면 7월분에 대해 임금을 지급하겠다고 함
- 9/2 7월분 임금을 지급함
- 9/3 경기도교육청, 한동건설 본사 농성, 2명이 수원중부서에 연행됨
- 9/5 노동조합에 체불임금을 상담
- 9/23 한동건설이 시공하는 판교5개학교 , 용인 용동고등학교 집회신고
- 10/13 판교 5개교, 현장점검실시하고 위험상황신고
- 10/15 용동고, 인천상가 현장점검하고 위험상황신고 함
- 10/15 15:00 경기도 교육청 집회
16:30 한동건설 본사 농성시작
18:30분경 퇴거명령에 불응한다는 이유로 수원중부서로 15명이 연행됨
(체불노동자 13명, 지부상근자 2명)
-10/16 00:30 전원 석방됨
-10/16 현재 한동건설본사에 집결, 수원중부서, 경기도경, 경기일보 1인시위 진행함
-10/17 10:00 경기지방경찰청 앞에서 경찰 규탄 기자회견

한동건설은 1000억 정도의 매출을 내고 있는 경기도내의 중견업체로 주로 교육청의 BTL사업, SOC 사업 등에 치중하는 회사이며, 수원과 경기도 지역에서 일정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경기일보를 회장이 소유하고 있음
주로 교육청쪽 라인을 통해서 공사를 수주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며, 운중초등학교등 5개교 BTL사업은 한동건설 상무이사가 대표로 있는 성남학교사랑이 시행사로 되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