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 노동자들,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문제는 이제 더 이상 미룰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자본의 차별과 배제전략으로 인해 노동조건은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으며 이러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에는 억압과 탄압으로만 일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비정규직 숫자가 줄어들었다며 호들갑을 떨며 발표한 비정규직 통계수치의 번복과 이에 뒤따른 노동부장관의 사의표명사태 역시 비정규직 문제의 민감성과 중요성을 역설적으로 드러내는 웃지못할 해프닝이라 할 수 있다.
생존권 및 노동3권의 보장을 요구하며 13일간의 총파업을 진행했던 덤프연대 노동자들의 투쟁, 부당해고 철회와 노조활동 보장을 요구하며 비타협적인 투쟁을 벌여냈던 현대하이스코 노동자들의 투쟁 등 2005년 하반기 전국의 현장은 비정규직 투쟁으로 들끓고 있다. 사회양극화와 비정규직의 해소를 요구하는 여론도 나날이 거세어지고 있다. 그러나 노동의 유연화 및 분할,배제를 그 특징으로 하는 신자유주의적 노동통제는 여전히 정부와 자본의 대응방침이 되고 있다. 생존권적 요구를 내건 비정규 노동자들의 절박한 외침에 대해서는 교섭회피와 기만적 합의로만 일관하면서 정부와 자본은 반노동자적인 비정규 법안만을 문제해결의 대안이랍시고 내어놓았다.

총파업으로 간다!

비정규직 권리보장입법 쟁취를 위한 민주노총 총파업은 그렇게 기획되고 준비되었다. 민주노총은 11월1일부터 10일까지 총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하게 되며, 민주노총 창립 10주년이 되는 11월13일 전국노동자대회에 10만 조합원이 총력 집결하고 11월말 국회 상임위에 맞춰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특히 11월12일에는 노동자대회 전야제와 함께 총파업 투쟁본부 대표자회의를 통해 총파업 방침을 확정하며, 13일의 전국노동자대회에서는 창립 10주년에 걸맞게 10만 조합원 참가를 목표로 대규모 서울 집중대회를 개최해 총파업 시기를 대중적으로 결의하게 된다.
그리고 11월17, 18일에는 부산에서 개최되는 신자유주의 세계화 첨병인 아펙정상회의 기간에 맞춰 각계각층과 연대해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 및 부시방한 반대 투쟁을 진행하고, 이후 국회 일정을 감안, 11월말경에 비정규 권리보장입법 쟁취를 위한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만일 정부의 비정규 노동법 개악안과 노사관계 로드맵 입법안을 국회 환경노동위 법안소위에서 일방적으로 강행처리할 경우, 총파업 시점과 관계없이 즉각적인 전면 총파업 투쟁에 돌입하기로 했다.

단위노조대표자 수련회에서 다시 확인된 결의,“힘들지만 총파업만이 희망이다”

한편, 지난 11월1일부터 1박2일동안 개최된 민주노총 단위노조대표자 수련회를 통해 참가자들은 찬반투표 성사와 총파업을 다시 한번 결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조합원 총투표를 가결로 성사시키고 하반기 총력투쟁을 힘있게 결의하자는 취지에서 기획된 이번 수련회에 참가한 각급 단위의 대표자들은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하는 속에서도 총파업 성사를 다짐했다.
수련회 참가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11월1일부터 시작되는 전조합원 총파업 찬반투표를 반드시 성사시키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다할 것 △13일 전국노동자대회 10만 조직화를 통해 당면한 총파업 투쟁방침을 대중적으로 선포 △APEC 회의와 부시 방한을 반대하는 17-18일 투쟁에 2만명 이상 참가 △‘세상을 바꾸는 민주노총 실천단’을 적극 조직하고 강화할 것 △총파업 투쟁본부의 지침에 따라 총파업을 반드시 관철하여 기필코 승리할 것 등을 결의했다.
총파업 성사를 위해 11월10일 24시까지 10일간 진행될 조합원 찬반투표의 결과는 11일 12시까지 각 지역의 투표결과가 집계되어 연맹과 지역본부 상황실로 보고되며, 총연맹은 11일 18시까지 전조합원 투표결과를 최종집계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