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모는 신공법 철회하라!!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모는 신공법 철회하라!!!

만연한 안전 불감증 - 한전의 배전현장 감전사고 끊이지 않아.


한전에서 발주하는 배전공사현장에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4월 20일 전남 구례에서 한전의 협력업체인 K사에서는 2명의 배전활선전공이 감전사고로 서울 한일병원에 긴급 후송되었으며, 전북 무주에서는 D사의 부남D/L 삼유지 90R분기 3상화 공사 중 4월26일 오전 10시경 또 한 명의 배전노동자가 감전사고 발생으로 한일병원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다.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 전기분과위원회(이하 연맹 전기분과)는 그동안 배전공사 현장의 노동안전의 문제점을 계속해서 지적해 왔음에도 같은 유형의 안전사고가 계속되고 있는 이러한 상황은 분노를 넘어 이젠 허탈감마저 든다.

전북 무주지역에서 발생한 사고는 배전현장에서 감전사고가 끊임없이 반복될 수밖에 없는 노동안전에 대한 한전의 무관심과 시공업체의 영업적 이익의 극대화를 위한 안전조치의 생략, 감리업체의 형식적 감리에 의한 무단, 불법작업 등 공사주체들의 노동자 죽이기의 합작품이다.

사고 당시 연맹 전기분과에서는 사고의 경위를 파악하기 위하여 한전사업소와 본사, 그리고 감리업체에 문의하였으나 한전은 중대재해의 3시간 내 각 지점에서 본사로 보고하는 즉보체계가 있음에도 본사는 물론 사업소에서조차 사고사실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없었다. 감리업체 또한 사고 사실은 물론 현장에서 시공업체가 작업을 하고 있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또한 현장에서는 사고 사실조차 숨기고 마치 아무 일 없는 것처럼 작업을 계속하고 있었다. 이렇게 현장에서는 사고 사실을 숨기면서 작업지시서도 없는 무단작업을 계속하고 있고 한전과 감리업체는 노조의 사실 확인에 우왕좌왕 하는 상황을 어찌 설명할건가?

우리 연맹 전기분과에서 경북, 전북, 전남의 일부지역에서만 확인한 2004년 배전현장의 안전사고가 9건에 이르고 있음에도 한전은 2004년에 전국의 배전현장에서 도급자의 안전사고가 10건이라고 공개하였다. 이렇게 한전 배전현장의 안전관리는 형식적이고 축소되면서 사고사실이 은폐되고 있으며 감전사고가 끊이지 않는 죽음의 현장이 되어가고 있다.

현장이 이러함에도 한전은 무정전공법의 신기술을 모든 배전현장에 확대적용하려하고 있다. 22,000V의 고압전력이 흐르는 작업구간을 사선상태로 하여 작업하는 무정전공법인 바이패스케이블공법에 비해 22,000V의 고압전력이 살아있는 활선상태에서 모든 작업을 해야 하는 이선기구를 이용한 직접송전공법을 적용함으로써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몰아가고 있다.

이번 무주지역의 사고에서처럼 활선상태의 전주 위에 활선전공이 아닌 일반 배전전공이 승주하여 무단, 불법으로 작업하는 것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 전 작업구간을 활선전공이 활선 바스켓차량을 이용하여 작업해야하는 그래서 현장의 안전조치가 완벽하게 취해지지 않으면 사고는 예고 될 수밖에 없는 전선이선공법을 채택하면서 과연 노동자들을 이 사회의 구성원인 사람취급이나 했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한전의 배전현장 안전관리에 대한 총체적 부실을 지적하며 안전조치 후 시공이라는 지극히 당연한 작업순서가 배전현장에서 지켜질 수 있도록 한전의 철저한 안전관리를 촉구한다. 또한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채택하지 않는 직접 활선작업을 더욱더 확대시키는 직접송전공법의 즉각 철회를 촉구한다.

노동자들의 노동안전보장 요구는 죽지 않고, 다치지 않고 일을 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인간의 생존권적 기본요구이다. 이러한 우리의 정당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고 계속해서 배전현장이 죽음의 현장으로 방치된다면 우리는 우리의 기본적인 삶의 조건을 쟁취하기 위하여 끝까지 투쟁할 것임을 밝혀둔다.


2005년 5월 2일


민주노총/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전기분과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