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덤프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에 ‘면허취소’ 처분 물의
광전기계지부 “면허취소는 명백한 노조탄압”

경찰이 건설노조 광주전남건설기계지부 조합원 4명에 대해 운전면허취소처분을 내렸다.
지난 5월 2일부터 이틀간 ‘불법다단계근절 건설기계노동자 생존권쟁취투쟁’을 벌이던 중 목포시장 면담을 요구하던 과정에서 시청 앞 도로에 덤프를 30여분 정도 세워뒀다는 이유로 경찰이 목포지역 조합원들에 대해 면허취소를 자행한 것이다.
당시 광전기계지부는 알선업자들의 불법다단계하도급, 장기어음지급 관행에 대한 관리감독을 제대로 할 것을 관계 당국에 요구했다. 지부에 따르면 대부분의 지역 관청들이 ‘명예감시원제도’를 검토하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유독 목포에서는 노조의 시장 면담요청마저 공권력을 동원해 저지했다.
이날 목포경찰서장이 중재에 나서 목포시와 노조는 새벽까지 면담을 진행했다. 경찰은 또 노조의 이번 투쟁에 관련해 문제제기를 하지 않기로 노조와 약속한 바 있다.
한편 목포 조합원들의 면허취소처분은 순천 조합원의 경우처럼 일사천리로 진행되지 못했다. 관할서인 목포경찰서는 면허취소일자를 8월 31일로 통보하다가 다시 9월 16일 취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지부와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거세게 반발하자 사건을 전남지방경찰청으로 넘겼다.
면허취소는 건설기계노동자들에게 사형선고나 다름없을 뿐만 아니라, 가족의 생계를 위협한다. 더군다나 당시 투쟁에 대해 이미 벌금형이 선고된 상황에서 경찰이 면허취소처분을 강행해 ‘2중 처벌’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전남도경측은 이들 4명의 면허취소 건에 대해 ‘면허취소 철회 불가’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광전기계지부 간부들과 면허취소 조합원 3명은 매일 중식투쟁과 연좌농성을 벌이고 있다. 그리고 면허취소가 철회될 때까지 총파업을 불사하는 투쟁을 벌일 계획이다.
지부는 “면허취소처분은 손배가압류와 마찬가지로 투쟁하는 노동자를 악랄하게 탄압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것”이라며 “만약 우리의 정중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시 당사자들뿐만 아니라 노조는 더 이상 탄원이나 청원의 방법이 아닌 오직 투쟁으로 건설기계노동자들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