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별 대책 상보
3/17 일간건설
16일 열린 원자재 수급 점검회의는 지난 9일 국무회의에서 보고된 부처별 원자재 대책 추진현황을 단순히 점검하는 차원을 뛰어넘어 향후 원자재난을 근절키 위한 근본대책을 모색키 위해 마련됐다.
특히 고건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직접 주재한 것 역시 원자재 수급의 안정이 없이는 국가경제의 안정이 어렵다는 현 정부의 긴박한 인식이 반영된 결과이다.
이날 회의에서 고 대행은 모두 발언을 통해 “원자재난이 3월들어 다소 진정세에 들어선 것으로 보이지만 국내시장의 대응만으론 부족하며 언제 다시 악화될 지 모른다”고 진단하고 이날 두바이산 원유의 90％ 인상을 그 사례로 지적하며 관련 부처의 신속한 대응과 근원적 해소책 마련을 독려했다.
이희범 산자부 장관은 이날 첫 보고를 통해 3월들어 비철금속을 중심으로 국제원자재 가격이 조정현상을 보이면서 2월말 대비 2∼6％ 하락세를 보이고 그동안 문제시됐던 철근 및 고철의 국내외 가격도 안정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대부분 원자재의 수급상 차질이 진정세를 띠고 있으며 고철은 지난 8일 수출제한 조치로, 철근은 정부(3만톤) 및 건설업계(건설협회 10만톤)의 긴급 수입 발표와 매점매석 행위 지정고시 등으로 수급불안심리가 크게 진정됐다고 보고했다.
관급철근 부족으로 일부 중단됐던 관급공사 역시 지난주 사급 전환 이후 모두 공사가 재개된 상태란 게 산자부측 분석이다.
그러나 이 장관은 철근 문제의 근원적 해소를 위해선 조달청의 철근 3만톤 수입계획, 관계부처 합동의 매점매석 행위 단속 강화, 페로실리콘 및 페로실리콘 망간 등의 할당관세 추가 확대 적용, 업종별 수급기업간 감담회를 통한 적정 수준의 원가 반영 유도 등의 대책이 시급히 추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추가 보완대책으로 수해복구용 관급철근 10만톤 중 기확보된 3.1만톤외 잔여물량에 대해서도 업계 협조를 통해 조속히 확보하는 한편 국내 공급능력에 한계가 있는 철광석, 유연탄, 우라늄, 동, 아연, 희토류 등 6대 원자재를 중심으로 해외자원개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산자부는 오는 2010년까지 이들 6대 해외자원 개발을 위해 민·관 공동으로 총 13억달러의 신규 투자를 검토할 방침이라고 보고했다.
이희범 산업자원부 장관은 특히 금번 원자재난이 금년말까지 지속될 것이란 각오아래 상시적 모니터링과 함께 현재 추진중인 대책들을 지속적으로 보완함으로써 원자재난에 따른 수출 및 물가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당초 철강 중심의 대책이 중점 논의될 예정이었지만 건교부는 현재 잠재된 골재난이 제2의 철강난으로 불거질 수 있다는 판단아래 보고내용 역시 골재 중심으로 편성했다.
건교부는 먼저 올해 골재소요량이 자갈 1억5천800만㎥, 모래 1억1천200만㎥ 등 총 2억7천만㎥이며 현재 자갈 수급과 지방권 하천골재 수급은 문제가 없지만 수도권 골재가 환경규제로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환경영향평가 적용에 따라 수도권 바닷모래의 83％를 공급하는 옹진군의 골재채취가 중단됨으로써 수도권 골재대란의 위험이 잠재된 상태라고 보고했다.
건교부는 하천골재, 깬모래 공급 확대로 추가사용이 가능하지만 옹진군의 해사 채취가 조속히 재개되지 않으면 현행 골재난이 제2의 철강난으로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건교부는 이에 따라 옹진군 골재채취가 조기 재개돼야 하며 지난 15일 옹진군 주민과의 간담회를 통해 허가절차를 조속 재개키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추가 대책으로 충남 태안군의 올해 모래 채취량인 443만㎥의 조기 채취를 통해 이들 모래를 수도권으로 반입하기로 했다.
건교부는 이를 위해 태안군의 국도 77호선 확장 등의 요구사항을 적극 수용하고 주민설득 작업도 병행하기로 했다.
건교부는 또한 오는 5월 마련될 총리실 차원의 골재 대책에 환경영향평가 대상 및 기간의 조정, 허가관련 법령개정을 통한 간소화, 부존량 조사범위의 연안 및 배타적경제수역으로의 확대를 통한 골재채취지역 다변화, 재생골재 활용방안 강구 등이 포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철근 문제와 관련 건교부는 상대적으로 철근 확보가 곤란한 중소건설업체의 부담 완화를 위해 건설공제조합 등을 통한 철근 공동구매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 같은 특단의 대책이 병행되지 않으면 철근값 급등 및 품귀에 따른 본격적 건설 성수기의 공사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것.
실제 국토청 발주공사 20곳이 철근 공급 차질로 공사가 지연되고 있고 주공 25개 아파트현장 1만4천가구 건설이 차질을 빚고 있다는 게 건교부측 설명이다.
조달청은 이날 보고를 통해 3월 건설성수기와 맞물린 철근 수급난에 대비해 다양한 계약방법을 통해 물량을 확보중이며 4월까지 공사의 중요성, 시급성에 따라 우선 순위를 정해 물량을 배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즉 폭설피해 현장, 재해복구 현장, 학교시설공사에 최우선적으로 철근을 공급하고 민수와 경합이 되지 않도록 공사발주시기도 탄력적으로 조정키로 했다.
나아가 철근 시중가격을 조달가에 즉각 반영하는 방향으로 국가계약법령 개정을 추진함으로써 철근 공급업체들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하고 법령 개정 이전에도 단기 수의계약을 통해 시중가격을 적극 반영키로 했다.
중소기업청도 이날 ‘중소기업 원자재 애로 및 지원현황’ 보고를 통해 중소기업에 대한 2천억원의 정책자금 지원을 차질없이 집행하고 신용보증기금의 특례보증을 통해 기업은행에서 중기 원자재 구매자금 대출을 원활히 조달하기로 했다.
기업청은 또한 현장 직접 방문을 확대해 중기 원자재 애로를 신속히 파악, 해소하고 지방중기청을 통한 지역별 원자재 수급 및 동향을 상시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아울러 업종별 단위협동조합 중심의 공동구매 활성화를 유도하고 원자재 구매자금 조달의 원활화에 적극 주력하겠다는 방침을 보고했다.
/金國珍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