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산업개발 소액주주 집단행동

출 처 머니투데이 날 짜 2004.02.16

[머니투데이 문성일기자]고려산업개발과 두산건설의 흡수합병을 놓고 반발하고 있는 고려산업개발 소액주주들이 집단행동에 나섰다.

모두 126명으로 구성된 고려산업개발 소액주주 모임은 지난 13일 이사회가 두산건설과의 흡수합병을 최정 결의한 데 대해 같은 날 감사선임 안건을 목적으로 하는 주주제안을 접수시켰다고 15일 밝혔다.

총 발행주식 수의 약 1%에 해당하는 55만1406주를 보유한 이들 소액주주는 "두산그룹의 고려산업개발 합병의 부당성을 파악하고 이를 저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번 감사선임을 제안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모임 대표인 박태규씨는 "재무구조가 부실한 두산건설이 당초 계획과는 달리 인수직후 고려산업개발을 합병키로 한 것은 법원과 주주들을 속이는 행위"라며 "합병발표후 고려산업개발의 주가가 폭락하는 등 소액주주들의 손실이 우려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려산업개발 이사회가 전원 두산그룹 전ㆍ현직 임원들로 구성돼 있는 상태에서 이뤄진 이번 결정은 이해관계가 있는 이사의 결의참여를 금지하는 상법규정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며 두산건설에 대한 회계감사도 종료되지 않은 시점에서 별도 실사없이 합병을 전격 추진하는 것은 배임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노조와의 연계 투쟁을 벌일 방침이라고 모임측은 밝혔다.

앞서 고려산업개발 노조도 지난 13일 이같은 이유로 현 이사진들에 대한 배임혐의 등으로 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학진 노조위원장은 "현 이사진들에 대한 직무정지 가처분소송과 함께 배임혐의로 고발하고 별도로 법원에 이번 M&A에 대해 무효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려산업개발은 소액주주들이 자신들의 권리보호 차원에서 안건을 올린데 대해서는 충분한 검토를 통해 확정할 뜻을 보이면서도 어차피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시 받아들여지지 않을 사안을 제기하는 것은 흠집내기에 불과하다며 냉소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특히 합병에 따라 재무구조는 다소 나빠지지만 다양한 수주영역이 확보됨으로서 영업력이 대폭 향상되고 매출과 이익도 크게 늘어나는 등 전체적인 기업환경이 좋아져 주주들에게도 상당한 이익이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회사 채희수 관리본부장은 "고려산업개발은 그동안 주택사업에만 편중해 옴에 따라 재무구조는 좋지만 전체적인 성장환경은 좋지 못했다. 반면 두산건설과의 합병을 통해 사업다각화로 인해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여 전혀 손해볼 게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몇 차례 밝혔지만 노조가 우려하는 합병후 인위적인 인력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고려산업개발은 지난 13일 두산건설과 흡수합병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합병비율은 고려산업개발 1주당 두산건설 보통주는 0.7630주, 우선주는 1: 0.5703, 신형우선주는 1:1.2161이다. 합병등기예정일은 5월6일, 합병일은 4월30일이다. 합병승인을 위한 주주총회는 양사 모두 3월26일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