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8 건설인의 날 투쟁 결의문

6월 18일 건설인의 날에 건설산업 발전의 주체이자 원동력이며, 건설인의 날의 진정한 주인공인 우리 노동자들은 다음과 같이 결의한다.
건설산업이 한국경제 발전에 기여한 공로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중동지역에서는 불볕더위와 싸워가며 달러를 벌여들여 석유파동이 전 세계를 휩쓸고 민중들의 생활을 파탄으로 몰고 갈 때에 한국 경제를 지켜낸 파수꾼 역할을 한 것도 건설이었고 고도성장을 이끌고 한강의 기적을 창출한 것도 역시 건설산업이었다. 물론 건설산업의 이러한 눈부신 기여와 공로에는 건설노동자들의 피와 눈물, 굵은 땀방울, 그리고 열정과 의지가 있어 가능했다.
그러나 21세기 건설노동자들의 실상은 어떠한가. 주5일 근무와 주40시간 노동이 대세라고 하는데 우리 건설노동자들은 일요일도 없이 주당 70시간이 넘는 살인적인 노동시간에 시달리고 있다. 또한 한해 산업재해로 700명이 죽고 2만명이 넘는 건설노동자들이 질병과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다. 정규직은 비정규직으로 전환되어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구조조정의 칼날은 언제 우리 노동자들을 칠 지 모르는 상황이며 연봉제에 차등성과급에 무자비한 경쟁에 몰려 있다. 더군다나 멀쩡한 노동자가 특수고용직이라 하여 사용자로 둔갑되어 있는 것도 건설노동자의 웃지 못할 현실이다.
건설현장에서 변하지 않는 것은 또 있다. 바로 지긋지긋한 접대, 상납 요구이다. 공사비의 막대한 금액은 전혀 엉뚱한 자의 배를 불리우며 이는 건설노동자의 피폐한 삶, 부실공사로 이어져 건설산업을 가장 낙후하며 비리의 온상으로 규정짓게 하고 있다.
게다가 이러한 비리부패의 주범인 건설자본은 건설노동자를 탄압하는데 혈안이 되어 있다. 교섭을 거부하고 노조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대림의 이준용, 신한의 김춘환 등 건설자본의 노조탄압 횡포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제 건설노동자들은 더 큰 단결과 더 큰 연대로 건설자본의 횡포에 맞서 나갈 것이다.
그동안 건설산업연맹은 건설현장의 노동시간 단축과 부정비리 척결을 위해 끊임없이 정부와 사용자에게 촉구하고 투쟁해 왔다. 건설현장의 노동조건 개선! 부정부패 척결! 노동시간 단축! 산재추방을 위해 우리 노동자들이 투쟁의 주체로 당당히 나설 것을 선언하며, 다음과 같이 결의한다.

우리의 결의

하나. 우리는 건설현장의 장시간노동을 끝장내고 8시간 노동을 쟁취하기 위해 투쟁한다.
하나. 우리는 건설현장의 산업안전과 산업재해 추방을 위해 투쟁한다.
하나. 우리는 건설현장 부정 비리 척결을 위해 강력히 투쟁해 나갈 것을 결의한다.

2003년 6월 18일

6.18 건설인의 날 집회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