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 2003.5.16 성명서>

직권중재 합헌, 노동3권 부정하는 곳이 헌법재판소인가


1.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위원장 이용식)은 헌법상 보장된 노동자의 단체행동권을 부정하는 직권중재제도를 합헌이라고 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분노를 금치 못하며 강력히 규탄한다.

2. 직권중재는 이른바 필수공익사업장에서 노사교섭 결렬 시 노동조합의 파업권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있는 제도로 사용자들이 이를 악용하여 교섭 자체를 하지 않고 노사관계에서 버티면 무조건 이긴다라는 생각을 갖도록 하여 건전한 상식이 도저히 통할 수 없는 노사관계를 산파하고 노동3권에 의한 파업은 모두 불법파업으로 만들어 버리는 불법파업을 양산하여 왔다.

3. 이미 국제노동기구(ILO)에서도 여러 차례 국제노동기준을 위반한 직권중재조항의 철폐를 한국 정부에 요구하여 왔고 지난 2001년 4월 서울행정법원은 직권으로 직권중재조합에 대하여 위헌심판을 제청하였던 것이다. 현재 필수공익사업장은 철도·특별시광역시 시내버스, 수도·전기·가스·석유, 병원, 은행, 통신산업으로 규정되어 있어 공익의 잣대를 들이대기 어려운 광범위한 노동자들을 포괄하고 있음에도 이들의 노동3권을 무참히 짓밟고 있는 필수공익사업장 직권중재제도를 현실 노사관계에 눈을 닫고 있는 헌법재판소만이 인정을 하고 있는 것이다.

4. 헌법재판소는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해야 하는 본분을 망각한 채 노동탄압법을 용인하여 천부인권인 노동3권이 부정되도록 한 책임을 면할 수 없으며 정의·민주·평등의 21세기 사회에서 추상화된 공익의 이름으로 노동기본권을 박탈한 책임 역시 면할 수 없을 것이다. 헌법재판소가 지금이라도 진정한 공익이 무엇인지, 진정 국민의 기본권이 보장되는 것이 어떠한 것인지를 다시 한번 진지하게 고민하고 반성할 것을 촉구한다.

5.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은 헌법재판소의 직권중재 합헌 결정을 200만 건설노동자의 이름으로 다시 한번 강력히 규탄하고 부당하게 노동권을 침해당하고 있는 필수공익사업장의 조합원 동지들과 연대하여 강력한 연대투쟁을 할 것이며 하루라도 빨리 직권중재제도를 폐지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