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협의회 구성 요구 … 산은 “논의 대상 아니다”

대우건설 재매각과 관련해 대우건설노조(위원장 김욱동)와 산업은행 사이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노조는 매각과 관련한 협의회를 구성하자고 제안했지만 산업은행은 이해당사자가 아니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노조는 “최근 산업은행을 방문해 대우건설의 올바른 재매각을 위한 협의를 제안했지만 요청기한인 6일까지 답변이 없었다”고 9일 밝혔다. 노조는 지난달 산업은행측에 노조와 금호아시아나그룹·노무라증권이 참여하는 4자 협의회를 개최하자고 요청했다. 매각 방침과 매각 기준·일정 등에 대해 협의하자는 것이다.

산업은행에서 답변이 없자 노조는 “산업은행이 이해 당사자인 대우건설의 의견은 철저히 배제한 채 ‘고가·졸속·편법·투기자본매각’을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김욱동 노조 위원장은 “산업은행은 인수와 관련해 물밑 접촉을 하고 있는 국내 기업의 실체에 대해 명확히 밝혀야 한다”며 “예비입찰 때 해외 투기자본이 참여한다면 국책은행으로서 본분을 상실한 산업은행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 재매각은 산업은행과 금호그룹이 지난 6월 체결한 ‘기업재무구조개선약정’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 노조는 당초 그룹과 기업재무구조개선약정을 체결해 집행하고 있는 기업금융본부 쪽에 협의를 요청했으나 본부는 관할 업무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인수·합병(M&A)팀 역시 노조와 논의할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산업은행 M&A팀 관계자는 “노조가 요구하는 내용은 산업은행이 아닌 대우건설 경영팀에 요구해야 하는 것”이라며 “산업은행은 (금호그룹의) 용역을 받은 것일 뿐 이해당사자가 아니다”고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끝내 대우건설 임직원들의 염원을 외면한다면 임직원이 직접 인수과정에 참여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지난 2006년 한국자산관리공사가 매각을 추진할 때에도 직원 출자를 통해 프라임산업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재무적투자자로 참여한 바 있다.

[펌 매일노동뉴스 조현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