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화물운송시장 개선방안' 반대 표준운임제 법제화, 지입제 폐지 등 요구

(세종=뉴스1) 한종수 기자 = 11일 화물연대의 총파업이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단하겠다고 경고했으나 화물연대 측은 투쟁 동력 확보에 주력하는 모습이어서 사태는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벌이는 파업은 정부의 '화물운송시장 개선방안'을 반대하기 때문이다. 이 방안에는 화물운송시장 진입규제 완화, 지입차주 권리보호 강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언뜻 보면 화물운수업 발전 방안으로 비춰질 수 있으나 화물연대 측은 "대형 물류회사 입장만을 대변했다" "영세 차주·사업주를 무한경쟁으로 내몰아 길거리에 나앉게 하는 개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일례로 진입규제 완화 방안인 '수급조절제' 폐지가 그렇다. 수급조절제는 택배차량 급증에 따른 운송단가 하락을 막기 위해 2004년 도입했으나 택배서비스 개선을 위해 폐지해야 한다는 게 정부의 뜻이다.

이에 대해 대형 택배업체들은 매년 택배물량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수급제 폐지는 당연하다며 환영하고 있다. 택배 물동량은 10년새 27배나 급증했지만 같은 기간 증차된 택배차량은 크지 않다는 이유다.

반면 화물연대 측은 이미 낮은 운임·중간 착취·장시간 고위험 노동에 노출된 상황에서 수급조절제가 폐지되면 화물차 공급과잉에 따른 경쟁 격화로 화물차주의 삶만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또 개인 차주에 불리하고 대형 업체의 배만 불려주는 구조인 '지입제' 폐지와 함께 영세 화물차주 등의 저임금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표준운임제 법제화' 요구도 이번 파업의 주된 원인 중 하나이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표준운임제 법제화는 과거 추진 과정에서 이해당사자들의 반발로 무산됐고, 지입제는 법원 판결을 통해 '사업용 번호판'을 재산으로 인정받는 상황이라 폐지가 어렵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화물연대의 파업이 성과연봉제 도입 반대로 14일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철도노조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화물연대와 철도노조 둘 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소속이다.

정부는 화물연대 파업에 대해 경기회복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며 Δ파업 참가시 유가보조금 지급 정지 Δ업무개시명령 불응시 화물운송종사자격 취소 등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 대처하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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