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불법집회' 박래군·김혜진 위원, 항소심도 '집유'

항소심도 1심 판단 취지대로

【서울=뉴시스】나운채 기자 = 세월호 참사 1주기 추모집회를 사전에 신고하지 않고 개최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4월16일의 약속 국민연대(4·16연대)' 박래군(55) 상임운영위원과 김혜진(48·여) 운영위원에게 항소심도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이상주)는 8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박 위원에게 원심과 같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사회봉사 160시간을 선고했다.

김 위원에게도 원심과 같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집회 및 시위의 자유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최대한 보장돼야 할 것이나 적법하고 평화적인 것이어야 한다"며 "공공안녕질서 등 다른 법익과의 조화도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박 위원 등은 이같은 사실을 잘 알고 있음에도 집회 및 시위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의 정당성만 강조한 채 법적 절차를 준수하지 않았다"며 "집회 및 시위를 평화적으로 진행하고자 하려는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이 박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소문 수준의 의혹을 제기하면서도 사실인지 여부를 전혀 확인조차 하지 않았다"며 유죄로 봤다.

다만 "박 위원 등이 해당 집회 및 시위를 열게 된 동기나 경위 등에 있어서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며 "증거 기록과 변론 과정에서 나타난 모든 양형 조건을 고려하면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박 위원과 김 위원은 지난해 4월16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1년 범국민 추모 행동' 추모제를 신고하지 않고 개최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박 위원과 김 위원 등 집회 참가자들은 청와대로 가기 위한 산발적인 행진을 다음날 오전 4시까지 이어가며 경찰의 해산명령에 수차례 응하지 않고 도로를 점거한 혐의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하며 24명의 경찰관이 다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외에도 지난 2014년 7월 세월호 100일 집회를 미리 신고하지 않고 개최하는 등 불법 집회를 수차례 연 혐의 등도 받았다.

또 박 위원은 지난해 6월22일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경찰의 4·16연대 사무실 압수수색을 비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박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하지 않았던 것처럼 허위 사실을 얘기해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집회·시위의 목적이 비록 정당하다 하더라도 그 수단과 방법이 법과 원칙에 어긋나는 것은 도리어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박 위원 등에게 징역형을 선고했다.

nau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