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건설노동조합연맹

민주노총의 반재벌투쟁에 야당이 가세할까봐

<한국경제신문>은 “여소야대 편승해 반기업 투쟁 본격화하는 민노총”제목 사설에서 ‘민주노총은 300여 단체 명의로 ‘재벌이 문제야! 재벌이 책임져! 공동행동’을 결성하고 지난 21~27일을 공동행동 주간으로 정해 전경련회관과 현대자동차 본사 등에서 ‘재벌 사내유보금 환수’ 등 정치집회, ‘귀족 노조’로 지탄받아온 노동계가 ‘반재벌’이라는 새로운 프레임, 여소야대 정국에서 친노동적인 야당이 가세해 정치 이슈화한다면 나라 경제엔 엄청난 부담, 다 같이 죽자는 죽음의 선동‘이라고 주장한다.

재벌중심의 수출주도형 경제성장전략의 끝에서 재벌의 책임을 묻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사내유보금 환수 요구가 정치적 요구인가 경제적 요구인가는 중요하지 않다. 재벌이라는 존재자체가 경제적이며 정치적인 존재이고 국가의 재벌정책 결과물이다. 자본주의 경제성장국면에서도 그렇고 위기국면에서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도 효율화를 빌미로 경제적 집중과 규모의 경제성이라는 이름으로 독점재벌구조를 형성한다. 따라서 그 결과 빚어진 경제불황과 위기, 실업과 빈곤문제는 재벌구조에서 파생된 문제이다. 반재벌프레임은 노동자들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필연적으로 형성되는 귀결이다.

지금 야당이 친노동자적이라는 주장은 전혀 사설이 아니다. 그런 근거가 없다. 김대중, 노무현정권의 신자유주의 경제정책 어디에도 ‘친노동’이란 존재하지 않았다. 이전의 군사독재정권에 비해 탈권위주의적이라는 환상이 가져 온 착시현상일 뿐이다. 비정규직과 실업 양산, 개방화, 금융화, 법인세 인하, 대규모 노동자 구속 등이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서만 있었던 같은 착각 말이다. 그런데 야당을 끌어들여 ‘다 같이 죽자’는 등의 자극적인 표현을 써 가며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 이는 야당에게 노동 쪽으로 접근하지 말라는 경고이며 동시에 재벌체제의 폐해를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려는 술수이다.

국내 1위 업체인 삼일회계법인은 현대중공업, 3위인 삼정회계법인은 삼성중공업에 대한 실사를 진행 중인데 대해,

<조선일보>는“不法·부실 회계법인이 不實 조선사 실사한다니”제목 사설에서 ‘회계법인이 특정 회사의 회계 감사와 컨설팅을 동시에 맡는 것을 금지해야’한다고 주장한다. <문화일보>도 “‘重大 부실감사’ 회계사들, 이번엔 반드시 嚴罰해야”제목 사설에서 ‘국가 경제에 엄청난 손실을 안기는 중대(重大) 부실 감사에 대해선 금융 감독 당국, 감사원은 물론 검찰까지 총동원해 관련자들을 엄벌(嚴罰)하고, 업계 추방을 불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삼일회계법인이나 삼정회계법인은 노동자 대량해고를 낳은 쌍용자동차 법정관리와 대규모 구조조정과정에서 유형자산손상차손을 부풀려 기업을 부실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기업감사를 부실하게 함으로서 조선업종이 부실한 붕괴될 지경에 처하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노동자 해고할 때는 회계법인에 대해 말하지 않더니 지금은 회계법인을 공격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이제 1당 된 더민주의 우려스러운 우선 추진 법안들”제목 사설에서 ‘더민주가 어제 20대 국회에서 청년 고용 할당제를 통해 대기업 정원의 3%를 청년으로 채용, 법인세 최고세율을 25%로 인상, 노인 기초연금을 현행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올리려‘ 하자 ’무책임한 포퓰리즘이나 여당 공격을 위한 무기‘라고 비판한다.

지난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완패한 데에는 실업난에 시달리는 청년들의 투표가 늘어난 이유도 있다. 청년실업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승리한 야당이 선거결과를 법안에 반영하는 것은 당연하다. 노인빈곤과 자살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초연금 등 복지를 확대하는 것 역시 절박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법인세를 비롯해 증세를 실시해야 한다. 무책임한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는 것 자체가 무책임한 언론의 태도다.

<매일경제신문>은 ‘정부가 일자리 69만개를 만들 수 있다며 국회에 제출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18대에 이어 19대 국회에서도 처리되지 못한 채 자동 폐기, 일자리를 37만개 이상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된 근로기준법, 고용보험법, 산재보험법, 파견법 등 노동개혁 4개 법률도 통과시키지 않았다’며 “30일 개원 20대 국회 일자리법안부터 처리하라”고 주장한다.

먼저 그 동안 정부나 재벌들이 공언했던 일자리 창출은 대부분 공허한 주장이었거나 국민을 호도한 것이었다. 말이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지 민영화법을 만들면서 69만개 일자리 운운하는 것 역시 믿을 수 없는 어음이자 공수표다. 정규직 일자리 34만 5천개 잘라 단시간 노동을 하는 비정규직 일자리 69만개 만드는 것도 일자리 늘리는 것인가? 4개 노동관계법 역시 일자리가 만들어진다는 아무런 보장이 없다. 노동당이 20대 국회 1호 법안으로 제출한 최저임금 1만원 법이나, 역시 노동당이 4.13총선 때 제안한 노동시간단축특별법을 통해 일자리를 만드는 게 현실적 대안이다.

<조선일보>는 “潘총장 남은 임기의 무게 결코 가볍지 않다”제목 사설에서 ‘정치권에선 그의 대선 출마 의지를 의심하지 않는 분위기,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 세력 IS(이슬람국가)의 테러와 시리아·이라크·아프가니스탄·예멘 내전, 아프리카 일대의 폭력 세력 확산, 서방 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사태에 이르기까지 잠시도 손을 놓을 수 없는 현안’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임기를 다 마쳐가는 지금 시점에서 반총장이 유엔에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햇다는 평가가 더 많다. 그런데 유엔사무총장의 역할과 한 참 먼 국내정치에 개입해 대선후보로서 사전선거운동을 펼치고 돌아갔다. 이 사설이 지적하지 않고 있지만 내년 그의 대선 출마는 1946년 '유엔 사무총장은 퇴임 직후(immediately on retirement)에 정부 내 직책을 삼가야 한다'는 유엔결의안을 위반한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임기 중 무게야 강대국 중심의 상임이사국들이 좌우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제3세계나 개발도상국가 출신 사무총장의 역할이 매우 미미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은 명백하다. 그런데 이 자리를 이용해 국내 대선 판에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려 하다니. 그것도 자신을 밀어준 준 정당이 아닌 반대당의 후보로서 말이다.

<동아일보>는 “아찔한 사고에도 勞使 탓하는 대한항공 불안해 타겠나”제목 사설에서 ‘조종사 노조는 2월부터 쟁의에 돌입해 준법투쟁을 벌이고 있다. 노조 홈페이지에는 ‘하늘이 내리는 마지막 경고’라고 회사를 비난‘했다고 주장한다.

대한항공은 회장 딸의 땅콩회항 사건 이후 벌어진 회장의 조종사 노동자에 대한 비난과 준법준수 조종사에 대한 징계 등 노동자 무시와 노조탄압으로 일관해 왔다. 이번 대한항공 화재사건은 조사가 끝나봐야 알겠지만 정비 불량 등 문제점들이 보도되고 있다. 노동조합이 대형참사로 이어질 뻔했던 사태에 대해 사측에 경고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이 사설은 ‘노사 탓’이라는 애매한 표현을 사용하면서 노조가 회사를 비난했다고 비난한다. 비난한 것이 아니라 당연히 할 말을 한 것이다.

<매일경제신문>는 사설에서 “EU까지 대북 제재 북한이 살길은 비핵화뿐이다”라고 주장한다. 우리가 한반도에서 핵무기를 말할 때 기본원칙과 정신은 ‘한반도비핵화’이다. 따라서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는 비핵화와 남한의 비핵화를 동시에 남해야 한다. 남한은 지금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았기 때문에 남한의 비핵화란 미군의 전술핵이나 한미군사훈련시 핵잠함이나 핵항모, 핵탑제 전투기가 남한에 들어오지 않는 것을 말한다. 또 우리가 전 인류의 생명과 안전 그리고 반전평화를 말하는 기본원칙과 정신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핵무기를 폐기하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자산 120억원 이상 외부감사 대상 기업 1만9000여 곳을 분석한 결과 매출액이 2.4% 줄면서 감소폭이 2014년(-0.3%)보다 확대됐다고 발표한 데 대해, <매일경제신문>은 “기업매출 2년째 뒷걸음질 구조조정만이 해법”제목 사설에서 ‘과감한 구조조정만이 경제엔진이 식어가는 사태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말하는 과감한 구조조정은 기업을 문닫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를 대규모 해고시켜 기업을 회생시키자는 것이다. 노동자가 해고되어 실업상태에 빠지면 구매력이 저하되어 기업이나 경제는 오히려 회생될 수 없다. 기업매출 떨어지는 데 왜 노동자가 책임지고 공장에서 쫓겨나야 하는가?

(2016.5.30.월, 조중동한매문 사설 비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