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개악에 맞선 프랑스 노동자학생들의 투쟁과 저항


<한국경제신문>은 “여소야대 믿고 목소리 높이는 노동계…개혁은 주저앉는가”제목 사설에서 ‘한노총과 민노총은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기관 성과연봉제에 반발해 6월에 대규모 노동자대회를 열고 9월에는 총파업, 노동계가 정부 정책에 사사건건 반대하고 이 과정에 편승한 야당이 노동문제를 정치 이슈화’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문화일보>는 “巨野, 경제정당 내세우려면 기득권 노조와 선 그어야”제목 사설에서 ‘야당이 경제 정당으로서 국민 신뢰를 얻으려면 기득권 노조 세력과 선을 긋고 할 말은 해야, 그래야 개혁도, 경제도, 야당도, 나라도 잘 된다’ 고 주장한다.

노동계가 정부정책에 사사건건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노사관계에 사사건건 끼어들어 ‘배놓아라 감놓아라’ 하는 격이다. 헌법과 노동관계법에 따라 노조를 결성하고 사측과 단체교섭을 통해 협약을 체결한 것이 현재의 고용과 임금체계이다. 그런데 노동부도 아니고 청와대와 기획재정부가 나서서 이런 체계를 파괴하는 행패를 부리고 있다. 그들이 말하는 임금피크제나 성과연봉제는 외형적인 성과일 뿐 근본적으로 공공기관의 정상적인 운영을 도모하는 제도개선이 아니다. 이제까지 공공기관의 가장 큰 문제는 권력에 줄 대고 있다가 선거에 떨어지고 나서 논공행상으로 내려오는 낙하산 인사들이거나 배지를 달기 위해 얼굴 알리려고 기관장 하다가 임기도 끝나기 전에 사표내고 선거 나가는 자들이 만든 난장판이 문제였다. 지난 선거를 통해서 이런 식으로 밀어붙이던 정부와 집권당이 참패했다. 거대야당이 노동자들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당연하다. 선을 그으라는 언론의 요구는 매우 무례한 것이다.

프랑스 올랑드 사회당 정부가 노동시간 연장이나 자유로운 해고를 골자로 하는 법안을 강행 통과시킨 데 대해, <매일경제신문>은 “노동법 개정하는 프랑스의 담대한 몸짓을 보라”제목 사설에서 ‘긴급한 상황이라고 판단할 때 의회 투표 없이 총리 책임 아래 각료회의에서 법안 통과, 한국은 노사정 협상을 토대로 지난해 9월 국회에 제출된 근로기준법, 고용보험법, 산재보험법 등 노동개혁 법안은 먼지만’ <문화일보>는 “지지기반 반대에도 勞動개혁에 승부 건 佛 올랑드 정권”제목 사설에서 ‘슈뢰더와 올랑드처럼 노동개혁은 정권의 명운(命運)을 걸고 해내야 하는 일, 국회 핑계 대지 말고 원점으로 돌아가 개혁다운 개혁을 뚝심 있게 밀어붙여야 한다’고 주문한다.

먼저 프랑스 올랑드 정부가 법적으로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의회가 아닌 각료회의를 통해 통과시킨 것은 노동자와 학생들의 저항이나 의회를 무시하는 처사다. 자본언론들이 프랑스처럼 ‘명운을 걸고 뚝심있게 밀여붙이라’고 하는 건 그들 마음이다. 그렇다면 프랑스 노동자들과 학생들이 연일 거리에서 강력하게 투쟁하고 저항하는 것처럼 한국의 노동자들이 소위 노동개혁에 맞선 저항투쟁에 대해서도 인정해야 할 것이다. 대규모 정리해고에 반대하는 것, 성과연봉제 등 단체협약과 노조 무력화에 반대하는 것조차 비난하느라 여념이 없다. 프랑스 정부가 강행하는 노동개혁에 맞서 100만명이 넘는 노동자와 학생들이 길거리에서 강력하게 투쟁하는 것도 같이 애기해주길 바란다.


<조선일보>는 “지금은 국회 제도 근본 개혁 위한 千金의 기회”제목 사설에서 ‘국회선진화법 개정, 법제사법위원회의 근거 없는 '상원(上院) 노릇', 총선 승리 과반 의석 정당이 국회의 모든 상임위원장, 예산안심사소위는 모든 논의를 속기록, 국회의장은 제1당, 상임위 활동을 하는데도 또 국정감사’ 등 여러 가지 개혁안을 제시하고 있다.

제안된 안들은 충분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의 대의기구인 국회가 자장 민주적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말하자면 국민을 제대로 대표하고 대변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 측면에서 대의기구로서의 한계가 크다. 그 첫 번째는 진보진영을 비롯해 무당파의 의사가 반영되지 못하고 있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 완전한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고 비례대표 국회의원 수를 늘려야 한다. 둘째로 과반수 투표자 중 과반수 득표를 못했을 경우 반드시 결선투표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 셋째로 법조인 등 특정분야, 남성 중심의 국회의원 구성에 문제가 있으므로 비례대표는 직능별로 배치하고 여성의 비율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

오바마가 5월 26~27일 일본에서 열리는 G7 정상회담 참석 후 히로시마를 방문하는 데 대해, <조선일보>“히로시마 가는 美 대통령, 日 '피해자 행세'엔 선 그어야”, <중앙일보>“오바마의 성급한 히로시마 방문 유감스럽다”, <동아일보>“ 美오바마 대통령의 첫 히로시마 방문을 주시한다”, <한국경제신문>“오바마가 히로시마를 방문할 때 잊어서는 안되는 사실”, <매일경제신문>“오바마 히로시마 방문과 한국 외교의 냉엄한 현실” 등 각 언론은 사설을 통해 입장을 발표했다. 공통되는 점은 일본은 2차 대전 전범국가이고 가해자이기 때문에 원자폭탄의 피해국가가 부각돼서는 안 되며 아직도 반성하지 않고 군국주의 침략전쟁을 꿈꾸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옳은 지적이다.

그런데 히로시마는 나가사키와 함께 인류 최초의 원폭 투하지역으로 조선인을 포함해 수십만명의 인명이 살상된 곳이다. 따라서 반핵과 탈핵의 상징적인 곳이다. 그런데 미국은 러시아와 함께 핵무기 감소 노력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는데 최근 핵무기 현대화를 위해 1200조원을 투입하겠다는 오바마의 발언을 생각할 때 핵 없는 세상은 여전히 멀다. 이 사설들이 북핵에 대한 ㅂ판과 우려를 말하고 있다. 당연히 한반도 비핵화는 실현되어야 한다. 그러나 미국과 러시아 등 대규모 핵보유국가들의 핵감축이 실현되지 않는다면 오바마와 아베의 평화공원 방문도 미일군사동맹의 한 행보일 뿐이다.

전직 판검사들의 전관예우로 비롯된 대규모 불법부정 수임료 사건이 막장 드라마를 연출하고 있는 가운데, <조선일보>“변호사 1년 수입 91억, '전관예우' 없이 가능했겠나”, <중앙일보>“검찰, 홍만표 ‘전관예우’ 의혹 비켜가선 안 된다”, <동아일보>“검찰 ‘최고 劍客’ 소리 듣던 홍만표 변호사의 추락” 등 사설을 통해 검찰이 비리를 파헤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전직들의 예우를 통한 거액의 변호사 수임료와 ‘유전무죄’의 막장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불법을 저지른 자들과 결탁한 전관들의 수임료라는 이름의 불법적인 돈 거래는 그들 변호사 집단에게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 이 돈이 어떻게 검찰에 들어가서 기소유예나 무혐의로 처리되고, 법원에 들어가서 무죄가 되거나 터무니없이 감형이 되는지를 드러내야만 한다. 고구마줄기처럼 얽혀 있는 구조를 밝혀내지 않고서는 깃털이나 꼬리만 자르고 말 것이다. 이번 사건만큼은 검찰 수사를 지켜보고 말 것 없이 국회를 통해 특별검사를 도입해야 한다. 그리고 특별검사팀에는 법조인뿐만이 아니라 노동계, 시민단체도 포함시켜야 한다.

조선해양의 경영실패에 따른 대규모와 부실과 그에 따른 적자보전과 구조조정 국면에 대해, <문화일보>는 “檢, 대우조선·한진해운 경영非理 철저히 파헤치라”고 했고, <중앙일보>는 “비상벨 수리해야 해운·조선 사태 재발 막을 것”제목 사설에서 ‘해운·조선산업이 추락할 때 회계법인이 감시견으로서 비상벨만 제대로 울렸어도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 텐데 주무 기관인 금감원과 금융위원회가 조속히 해법을 제시’하라고 주장한다.

회계법인의 비상벨 정도로 이런 사태를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사회이사든 회게법인이든 결과적으로 공범이 되는 것이 현실이다. 금감원과 금융위원회에 해법을 요구하지만 그 두 기관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가 특위를 구성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 동안 현대중공업 노조가 사외이사 추천제를 주장했을 때 자본언론들은 벌떼처럼 들고 일어나 반대했다. 최근 서울시 노동이사제에 대해서는 경총은 물론이고 노동부장관까지 나서서 반대하고 있다. 회사내 비상벨을 가장 잘 울릴 수 있는 사람은 직원이고 조직은 노동조합이다. 근본적이면서도 가장 간단한 해법을 도외시하고 변죽만 울리고 있다.

<동아일보>는 ‘가습기 살균제 속의 유해물질에 대해 유독성 검사를 사전에 했어야 한다는 의원들의 지적에도 윤 장관은 “유해화학관리법에 그런 조항이 없었다” “관리 대상이 아니었다”며 발뺌하기에 급급했다“며 ‘殺人살균제’에 무책임 행정, 환경부장관 경질하라”고 주장한다.

세월호 사고와 마찬가지로 안방의 세월호라 할 수 있는 대규모 가습기 인명피해는 일차적으로 정부가 책임질 문제이다. 그런데 여전히 정부의 태도는 민간기업과 소비자의 관계라고 발뺌 하고 있다. 이런 국가가 왜 존재하는 지 모를 정도다. 또 한 곳이 있는 데 바로 국회다. 19대 국회 초기부터 환경노동위에서 이 문제를 지적하면서 특별제정 등을 요구한 법안은 소속 정당이나 다수 국회의원들의 무관심 속에 상정되지 못했다. 지금 환경부 장관 한 명 경질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 대한민국의 환경부장관은 환경파괴부장관이다. 개발과 성장부서, 더 심각한 것은 자본의 하위 대리부서장으로 전락했다는 점이다.






(2016.5.12.목, 조중동한매문 사설 비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