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과 권력 앞에 연구윤리가 존재할 수 있나

가습기 살균제 옥시레킷밴키저(옥시) 파문이 커지고 있다. <조선일보>는 “옥시실험 조작 혐의 서울대 교수, 연구윤리 파탄이다”, <동아일보>“서울대 교수가 실험 조작 했다면 옥시와 뭐가 다른가”라고 했고, <매일경제신문> “가습기 실험조작 의혹 학자양심 되새길 계기돼야‘한다는 사설에서 ‘2005년 황우석 파문 이후 연구 윤리규정을 대폭 강화한 서울대’에서 이런 일이 생겼다고 말한다. 연구윤리가 무색해진 지 언제인데 지금에 와서 공자왈 맹자왈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당사자가 구속되는 상황을 보면서 돈 앞에 연구윤리가 존재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게 된다. 돈 뿐만 아니라 국가로부터 연구용역을 받아 연구보고서를 작성하는 국책연구기관은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운가. 4대강 사업과 관련해 어떤 국책연구기관 연구팀은 그 이전 정권에서는 불가하다는 보고서를 제출했는데 이명박 정권 하에서는 180도 입장을 바꿔 가능하다는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에 반발한 노조 조합원이었던 연구팀의 박사는 징계를 받는 등 이명박 정권 내내 고통을 당해야 했다.

조선해양산업 구조조정을 둘러싸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은 “산업·수출입은행 부실, 정부는 몰랐단 말인가”, <동아일보>“양적완화 꼼수 접고 좀비·국책은행 구조조정 제대로 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경제를 선순환시키는 혈액의 역할로서 금융정책이어야 할 테지만 도무지 그런 금융시장은 존재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국책은행들은 민영화되었고 남은 국책은행조차 민영화로 내몰리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은 떠 다른 사설에서 ‘구조조정 문제, 미국의 보호무역 회귀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여야 원내대표들은 경제살리는 국회 보여달라”고 주문한다. 금융·경제·산업정책 모두 최종적으로 국민경제 나아가 국민의 행복한 삶을 위한 설계가 없다. <매일경제신문>은 “미 트럼피즘이 한국에 미칠 충격파 우려한다”는 사설에서 ‘주한미군 비용분담 실상을 적극 알리고, TPP 적극 참여전략’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동안 정부나 국방부가 주한미군 주둔 비용을 억지로 축소할 때는 일언방구도 없더니 트럼프가 헛소리를 하니 실상 운운하고 있다. 트럼프는 FTA조차 문제라며 보호무역을 주장하고 있는데 TPP 적극 참여 주장은 뜬금없다.

<한국경제신문>은 “ 이 불황에 세부담은 오히려 늘었다는 기업의 호소”라는 사설에서 ‘황금 알을 낳는 거위 배 가르자고 할 것인가’라며 기업을 옹호하고 있다. 법인세등 여러 가지 수치를 제시하고 있지만 여전히 세율이 낮은 것이 사실이다. 만약 기업에 대한 조세부담이 높다면 정부재정 확충을 위해 담배세 등 서민의 주머니를 터는 방식이 아니라 기업주, 경영진, 대주주, 부동산투기업자, 금융투기업자 등에 대한 세금을 부과하거나 높여야 한다고 주장해야 한다. 이들은 기업의 법인세를 깎아야 한다는 주장을 하면서 결국 자본가들의 세금을 깎는 방향을 유도하고 있다. 이명박근혜 정권 8년 동안 재벌대기업과 부자들에게 세금을 깎아 준 결과 서민들에게는 세금폭탄과 부채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2016.5.6.목, 조중동한매문 사설 비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