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간 노동은 외면한 채 임시공휴일로 생색내나

대한상공회의소가 내수 경기 회복을 위해 임시공휴일이 필요하다고 정부에 건의(25일)한 바로 다음 날 박근혜 대통령이 “긍정 검토하고 있다”고 했고 결국 5월 6일을 임시공휴일로 확정했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앞으로 징검다리 휴일을 임시공휴일로 연결할 때 연휴로 만들 기업과 노조가 협의해 휴일을 사용할지 여부를 선택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면서 “임시공휴일 지정, 몇 달 전엔 해야 소비 진작 효과 커질 것”이라 주장한다. <중앙일보>는 사설에서 ‘적어도 몇 달 전에 지정을 예고해야 국민들도 사전에 계획을 세울 수 있다’며 “임시공휴일, 예측 가능해야 경제효과 커진다”고 주장한다.

정권과 자본 입장에서 임시공휴일은 그저 소비진작과 경제효과만 눈에 보인다.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의 건강과 휴식은 안중에도 없다. 그들의 인간다운 삶을 위한 여가는 말할 것도 없다. 소비진작을 말하지만 저임금 노동자들의 낮은 소득으로 소비할 여력이 없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관심이 없다. 총선 패배 후 민심이반을 무마해 보고자 얄팍한 정책일 뿐이다.

세계 최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현실을 타개할 수 있는 전면적인 개편이 필요하다. 연간 평균 노동시간이 2000시간 초반대라고 말하지만 상당수 노동자들은 3000시간을 넘어 4000시간대까지 일하는 야만 국가다. 그들에게 징검다리 휴일 하루는 근본적 문제해결과 무관하다. 노동시간 단축과 일자리 창출, 시간단축으로 줄어드는 임금 보전 등 구체적인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정부가 ‘청년·여성 취업연계강화방안’으로 중소기업 인턴을 거쳐 2년간 정규직으로 근무하면서 300만 원을 저금하면 정부와 기업이 900만 원을 보태줘 1200만 원의 목돈을 쥐게 하는 ‘청년취업 내일공제’를 발표한 데 대해,
<동아일보>는 “혈세 900만 원씩 대줘 중소기업 ‘2년 임시직’ 늘려서야” 제목 사설에서 ‘과감한 구조개혁과 신성장동력 창출을 통한 양질의 일자리 만들기가 근본적인 청년실업대책, 20대 국회에서는 노동시장의 경직성 완화를 위한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야’한다고 주장한다. <한국경제신문>은 “취업절벽? 국회가 대책없이 정년연장할 때 이럴 줄 몰랐나”제목 사설에서 ‘핵심은 양질의 일자리, 정부가 돈을 줄 테니 중소기업에 취업하라는 것은 대책이 될 수 없고 기업의 투자가 관건, 거대 야당들이 주장하는 대로 청년고용을 의무화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가 늘어야 일자리가 나온다’고 주장한다.
<매일경제신문>은 “

中企 취업청년 지원 실효성 높이는 게 관건이다”제목 사설에서 ‘실효성을 높이려면 중소기업들이 근무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대기업과의 격차를 줄이면서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도록 하는 종합 처방이 노동시장 구조개혁의 핵심이며, 일자리 미스매치와 청년실업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동아일보>가 주장하는 과감한 구조개혁이 구조조정 즉 대규모 정리해고라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거나 창출하는 것과는 무관하다. 노동시장의 경직성 운운하면서 유연화를 통한 자유로운 해고와 비정규직 확산 방향을 반복하고 있다. <한국경제>는 또 투자타령이다. 투자는 경기전망에 기초한다. 세계경제가 침체 국면이다. 일자리를 나누는 문제는 전혀 고려대상이 아닌 모양이다. <매일경제> 역시 노동시장 구조개혁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핵심에서 벗어나고 있다.

(2016.4.28.목, 조중동한매문 사설 비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