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 원 서


이 영순

위 본인은 2006년 12월 2일자로 충남 공주시 금학동에 위치한 e-편한세상 아파트 건설 현장에 본인을 포함한 기공과 잡부 8명을 데리고 형틀목공으로 취업하여 근무하던 중, 2007년 1월 25일 오후 4시경 현장에서 자재 보충을 위한 절단작업 도중 기계톱에 의하여 왼손 둘째, 셋째 손가락의 한 마디씩을 각각 절단하는 사고를 입었습니다.
당시 단종업체인 원근건설의 사주의 아들인 박부장이란 사람과 함께 공주시 신관동에 위치한 바른 정형외과에 내원하여 봉합수술을 받았으며 현재까지 그곳에서 입원치료 중입니다.
제가 이 글을 올리게 된 이유는 이렇습니다.
사고 후, 원청인 주)삼호와 단종업체인 원근건설의 담당자가 말하기를 산재로 처리하면 서로가 좋을 것이 없으며, 자신들이 산재에 버금가는 보상을 해 줄 것이니 걱정말고 치료에만 힘쓰라는 말에 고맙게 생각하며 입원치료 기간이 두달이 넘어가는 시점까지 별다른 대응없이 있었던바, 원청인 주)삼호와 단종인 원근건설에서 이제 와서 장애등급마저 깍아 내리며 최악의 보상금액을 내 놓았던 것입니다.

게다가 그들은 취업당시에 작성한 것도 아니고 2007년 1월 20일경에 현장의 정소장과 작성을 해야만 월급이 지불된다며 서류의 공란은 비워둔 서류가 있었는데, 당시 저희들은 현실정에 맞지않는 계약을 할 수가 없어 무효화하고 3-4월경 다시 작성키로 하였던 ‘시공참여계약서’를 들고 왔는데, 그 서류의 공란을 그들 자체에서 작성하여 제가 서명했다가 무효화 하였던 것이었습니다.
그 서류를 내세워 그들은 제가 근로자가 아닌 사장이라며 산재처리가 불가하다고 하고 있습니다.
건설현장에 취업하기 위해서 동료들과 함께 현장에 팀을 이루어 들어간 것이며 우리들 중 누군가가 대표로 나서야 하는 것에 불과한 것이고, 우리 동료들과 함게 저 역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 이제 와서 제가 한 기업체의 오너와 다를 바가 없다니 정말로 기가 막힐 노릇이 아닌가요?
저의 가족들은 회사측의 처리를 마냥 기다리고 있을 수가 없어서 직접 산재보험을 청구할테니 사주의 도장을 찍어달라고 주)삼호의 진 준태 총무에게 요구하였지만, 그에게서 들은 대답은 어이가 없을 따름이었습니다.
“산재서류에 도장을 찍어주면 산재처리가 될 것이다. 회사에 불이익이 돌아가니 절대로 도장을 찍어줄 수가 없으니 하려면 마음대로 해 봐라.” 는 것이었습니다.
서류에 도장을 찍어주면 산재처리가 되어서 할 수 없다니 그렇다면 자신들의 현장에서 일하다가 다친 근로자에게 산재처리를 해줄 수 없다면 그 누가 그런 현장에서 일하며 위험을 감수한단 말입니까?
다치고 싶어서 다치는 것도 아닌데, 이제 비록 손가락 두개라지만 영구히 장애를 입게 되어버린 상황에서 회사에서 산재처리도, 개인적인 처리도 정당하게 하지않는 상태이고, 병원에선 병원대로 퇴원조치도 불가하고, 병원을 집 근처로 옮기는 것도 안된다 합니다.
게다가 직접 찾아가 억울함을 호소한 근로복지 공단에서는 산재처리가 된다해도 여태껏 처리를 미루느라 산재요양기간조차 초과한 일수라 그 나머지 기간의 병원비는 환자 본인이 지불해야 한다고 합니다.
회사측의 늑장대응으로 있지않아도 될 병원에서의 생활과 집인 용인에서 병원인 공주까지 이제 다섯 살 난 딸아이를 데리고 보호자용 작은 의자에서 새우잠을 자야했던 저의 가족들의 고생은 대체 어디에 하소연해야 한단 말입니까?
근로자를 위한 행복한 제도라며 말하는 산재보험이 대 기업의 횡포에 휘둘리는 약자를 위해서가 아니라 회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면 수많은 건설현장에서 남들이 마다하는 궂은 일을 하며 쉴새없는 위험과 맞닥뜨리면서 그날 그날 일당을 받기 위해 일하고 있는 수많은 노동자들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할 따름입니다.
하소연할 곳 없고 그저 판에 박힌 정책과 회사의 함게 일하던 근로자를 씹다버린 껌만큼도 생각하지 않는 담당자들의 태도에 더욱 분개할 따름입니다.
일을 하던 현장에서 다쳤다면 당연히 산재보험 처리를 해 주어야 하며 개인적으로 처리를 하려 들 경우 불법이라는 병원에서의 말을 들으니 더욱 기가 막힙니다.
불법인 행동을 하면서 근로자가 요구하는 산재보험 처리는 절대로 해 줄수가 없다는 주) 삼호의 진 준태 총무와 원근건설의 안일한 태도를 보이던 사주의 아들인 박 부장에 대한 소시민의 분노로 이 글을 씁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에는 저처럼 힘없고 어려워 건설현장에서 하루 하루를 일하며 지내는 분들도 계시리라 봅니다.
여러분들게 부탁드립니다.
죽은 송장을 앞에 두고서 흥정을 벌이는 세상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세상 어느 구석에는 아직도 정당한 마음과 환자에 대한 배려를 지닌 사람들이 많다고 믿고싶은 마음이지만 이러한 일을 겪고보니 정말이지 가슴에 치받는 울분을 참아내기 힘듭니다.
엄청난 보상을 요구하는 자해공갈단도 아니고 십여년이 넘게 이 일을 해 오면서 처음 신체의 일부가 절단되는 사고를 당한 저 같은 사람들이 정당한 보상과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이 글을 읽으시고 공감하시는 바가 있으시다면 부디 이 글을 퍼서 더 많은 이들이 이런 상황에서 저처럼 억울함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알려주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