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시청문회 하면 국회공화국인가

<동아일보>는 “국회 상시청문회 도입하려면 국정감사부터 없애라”제목 사설에서 ‘우리나라의 정책 결정 투명성은 세계경제포럼(WEF)의 2015년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140개국 중 123위로 낮은 편, 미국 등 대부분의 선진국도 상시청문회를 운영, 미국의 상시청문회는 사실상 우리나라의 국정조사나 다름없다’고 주장한다.

물론 상시청문회가 국정조사와 겹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부부처나 공공기관의 경우 연간 사업이나 예산집행과 관련한 예·결산을 포함해 결정권을 갖고 있는 입법기관인 국회가 정기감사를 실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특히 공공기관은 정권의 입맛에 따른 낙하산 인사가 비일비재한 현장이기 때문에 행정부 견제역할을 위해서도 국정감사는 필수적이다.

<한국경제신문>은 “대한민국은 3권 분립 아닌 '국회공화국'인가”제목 사설에서 ‘365일 상시청문회 하겠다는 국회법 개정, 또 하나의 입법독재, 총선 끝나자 또 국회 권력자가 확대, 정부를 시녀화할 가능성, 행정 마비, 사회 현안의 정치쇼화 불보듯…청와대 거부권 행사해야’한다고 주장한다.

대통령 중심제 하에서 ‘국회공화국’이란 용어를 사용하는 용기가 가상하다. 아마 자본언론들이 대변하는 재벌공화국이 흔들릴까봐 우려가 돼서 그러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의 야당이 그런 생각을 없으니 걱정할 일이 아니다. 4.13총선의 민의가 반영되어 통과된 상시청문회법을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하라고 부추기는 의도가 의심스럽다. 민의는 무시하겠다는 안하무인의 태도다. 아니면 청와대와 무슨 교감이라도 있었는가? 청문회를 ‘정치쇼’로 규정하고 싶어하는 데 이제까지 청문회 불려나온 재벌들이 국민들에게 저질스런 ‘쇼’를 보여주었다. 물론 언론을 타려고 쇼를 벌인 국회의원들도 없지 않았지만 말이다.

<한국경제신문>은 “대우조선 자구계획 미온적이다”제목 사설에서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이 산업은행에 자구계획 초안을 전달, 방위산업부문을 분사하고, 도크(선박 건조시설)의 일부를 폐쇄하며, 인원과 임금의 삭감, 일부 자회사 매각 등의 내용, 사태의 중대성에 비해서는 어림없는 안이한 태도, 방산부문 매각을 제외하면 지금까지 되풀이해 온 미온적인 계획’이라고 비판한다.

지적에 따르면 방위산업도 분사가 아니라 매각 등 완전 분리해야 하고, 도크도 일부폐쇄가 아니라 대부분 폐쇄하고, 인원이나 임금도 삭감이 아니라 도크폐쇄나 분사에 따른 대규모 구조조정 즉 대량해고시켜야 한다는 뜻일 테다. 인원을 정리하고 나면 임금삭감조치는 의미가 없을 테니까 그렇다치고. 결국 대우조선 문 닫으라는 소리다. 그렇게 하려면 정부의 (조선)산업정책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 결국 조선업의 과잉시설을 축소하라는 것인데 그 경우 관련 중소영세업체와 노동자들의 고용과 생계문제에 대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그건 정부의 산업·노동정책과 함께 가야 한다. 그냥 ‘회사가 자구책을 내 놓아라’라고만 할 수 없는 사안이다.


(2016.5.21.토, 조중동한매문 사설 비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