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귀족에 이어 환경족까지

미국 예일대와 컬럼비아대 연구진이 2년에 한 번씩 발표하는 ‘환경성과지수(EPI)’ 조사 결과 한국의 ‘공기 질’이 세계 180개국 중 173위로 바닥으로 추락했다는 데 대해, <한국경제신문>은 “'공기 질 세계 173등'이라는 이 괴이쩍은 소동”제목 사설에서 ‘일본의 순위가 172위로 우리와 비슷하고, 독일과 벨기에는 177위와 178위다. 네덜란드가 180위, 일정 면적의 대기오염도를 위성을 통해 조사하는 방식이라 서울 도쿄 같은 밀집도가 높은 대도시가 있는 나라의 점수가 짜, 소동을 조장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들 정도, 환경문제라면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무조건 키우고 보자는 이른바 ‘환경족’이 개입한 것인지도 궁금하다.‘고 주장한다.

미국이 인정하는 기준이라면 신주 모시듯 하더니 미국 최고 대학의 연구결과도 믿지 못하겠다고? 서울이나 도쿄처럼 밀집도가 높은 대도시 오염도가 높다는 것은 인정하고 있다. 경제선진국의 공기질이 그렇게 낮을 리가 없다는 말을 하고 있다. 석유, 석탄 등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하는 자본주의 강대국 그리고 중국, 인도 등 급성장하는 개발도상국가들의 공기오염이 문제되는 것은 당연하다. 물론 국토면적이나 공장, 도시 위치와 밀집도에 따라 다를 수는 있을 것이다.

오염문제가 심각한 한국사회인데 한국의 공기 질이 나쁘다는 연구결과를 ‘소동’으로 치부하고 있다. 환경운동가들을 ‘환경족’으로 비아냥대고 있다. 대기업정규직 노조를 ‘노동귀족’이라는 이데올로기를 만들어 공격하듯이 말이다. 같은 자본언론인 <매일경제신문>은 사설에서 “공기질 최하위권 불명예 미세먼지 대책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서울의 미세먼지가 심각하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던 모양이다.


<조선일보>는 “내년 5·18 땐 '제창·합창 대립' 재연되지 않아야”제목 사설에서 ‘5·18이 1997년 정부기념일이 된 이후 줄곧 제창곡, 2008년 여러 단체가 이념적 성격이 배어 있는 이 노래를 대통령까지 주먹을 흔들며 부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2009년부터 합창곡으로, 제창, 합창, 반대 등 타당성, 대통령은 내년 5·18 기념식 때는 이런 논란이 재연되지 않도록 충분한 검토와 설득 과정을 거쳐 결론을 내리고 거기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부기념일 지정되고 10년이나 불러온 제창인데 2009년 합창으로 바뀌었다. 2008년 여러 단체가 문제를 제기했다고 했지만 결국 이명박 정권의 결정이었다. ‘대통령까지 주먹을 흔들며’라는 식으로 표현하면서 비하하고 있다. 내년 기념식이 아니라 금년 지난 5.18 기념식부터 제창했어야 했다. 4.13총선 민의가 그것을 말해 주었다. 심판받은 대통령이 결정할 사항이 아니다. <동아일보>도 “5·18 ‘임을 위한 행진곡’ 합창을 왜 보훈처장이 결정하나”제목 사설에서 대통령이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군사쿠데타세력과 민중학살세력에 맞선 투쟁정신을 노래하는 데 누가 반대하는지 드러난다.

다음 달 말 한·미·일 3국이 미 하와이 해상에서 사상 첫 탄도미사일 경보훈련 실시에 대해, <동아일보>는 “사드든, 美 MD체계든 北위협 맞설 모든 수단 확보해야”제목 사설에서 ‘1998년 김대중 정부가 MD 체계는 남북 화해 분위기를 저해한다고 판단한 이래 한국은 미국의 MD 체계에 참가할 의사가 없다는 것이 정부의 공식 입장, 그러나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무방비로 있을 수만은 없어, 사드 도입이나 MD 편입보다 더 한 강력한 자위적 수단도 필요하다면 당연히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MD체계는 단순히 ‘남북화해분위기 저해’ 문제가 아니다. 미국의 MD체계는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하는 것이다. 만약 한국이 사드를 배치하고 MD체계에 편입된다면 미·중, 미·러 군사대립의 전초기지가 된다. 만약 이들 강대국간에 전면전은 아닐지라도 국지전이라도 벌어진다면 남북이 대립하고 있는 한반도가 될 수도 있는 위험성을 높이는 일이다. 북한 핵·미사일에 대응해 남한에 사드를 배치하고 미국의 MD체계에 편입되는 것은 자위수단이 강화되는 것이 아니라 전쟁 가능성이 높아진다.

<동아일보>는 “ 靑 안종범·강석훈 경제 투톱, 전권 쥐고 구조조정하라”제목 사설에서 ‘한국 경제가 당면한 핵심 과제는 기업 구조조정, 청와대는 거시경제, 금융 전문가인 강 수석의 합류를 계기로 구조조정의 전시(戰時) 사령부가 돼야, 국책은행에 구조조정용 실탄 충전, 살릴 기업과 포기할 기업의 선별, 좀비기업 퇴출 후 실업 대책 등 구조조정을 책임지고 속도전, 강 수석은 범정부회의를 주관하고 안 수석은 국회와 소통하며, 골든타임을 놓치면 나라 경제가 끝장난다는 각오로 전권(全權)을 쥐고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거 뭐 대통령을 보좌해야 할 청와대 수석을 앞세워 구조조정의 칼을 휘둘러라! 이런 주문을 하고 있다. 지난 4.13 총선은 박근혜 정권 마음대로 그런 식으로 하면 안 된다고 국민들이 표로 말을 했다. 내각제 같았으면 권력을 내놓고 물러나야 할 판인데 이게 쿠데타 한 것도 아니고 IMF 외환위기 때처럼 경제주둔군도 아니고 이런 안하무인이 있을 수가 없다. 한국 경제의 당면 핵심과제가 기업구조조정이라는 주장도 일방적인 주장이다. 정치권력, 재벌, 가계부채 등 핵심과제는 산적해 있다. 지금 한국경제에 대해 책임져야 할 자들이 누구인데 ‘기업 퇴출 후 실업대책’이라는 주장에서 알 수 있듯이 노동자 대규모 정리해고 통한 구조조정이라는 망나니 짓을 하고 있는가?

<매일경제신문>은 “구조개혁속도 내라는 OECD 충고 들어라”제목 사설에서 ‘규제개혁을 가속화하라고 주문, 한국은 다른 나라들보다 상품·서비스 시장 규제가 많고 무역·투자 장벽이 높아 자원의 효율적 배분이 어려워, 노동시장 이중 구조 해소를 위해 정규직 고용 보호를 완화하고, 최저임금을 인상하면서 비정규직에 대한 사회보험과 교육훈련을 확대’하라는 주장을 소개한다.

결국 OECD 자료를 인용해 신자유주의정책을 더 가속화 하라는 주문을 하고 있다. 국제기구라면 OECD만 있는 게 아니다. 국제노동기구(ILO)EH 있고 수많은 경제, 노동, 사회 관련 국제기구들이 있다. 물론 자기 유리한 자료 가져다 논리를 전개하는 것은 개인이나 집단의 속성이다. 그런데 무역자유화 주장을 놓고 보면 한미, 한EU FTA를 비롯해 수십 건의 FTA를 통해 무역자유화를 추진하고 있는 데 더 이상 무엇을 자유화 하라는 것인지 모르겠다. 정규직을 비정규직으로 만들라고 하는 데 세계 최고 수준의 비정규직비율인 지금 전체 노동자를 비정규직으로 만들라는 소리를 하는가?

<매일경제신문>은 “19대 마지막 본 회의 생산적 입법의 장 돼야”제목 사설에서 ‘여야 원내수석부대표 회동 결 19일 본회의에서 100여 건의 법안을 표결에 부치기로 했지만 노동개혁4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규제프리존법 등 경제 재도약을 위한 구조개혁 법안들은 모두 자동 폐기될 처지’라고 주장한다.

여야합의로 100개 법률안을 통과시키고 6개만 유보했는데 무엇이 비생산적이란 말인가? 자본이 원하는 법안이 모두 통과돼야 생산적이란 말인가? 매우 무모한 발상이고 주장이다. 노동법을 개악과하고 민영활ㄹ 확대하는 것을 ‘생산적’이라 주장하는 것은 ‘생산’의 의미를 ‘착취’와 ‘약탈’로 바꾸지 않고서는 주장할 수 없을 것이다.


(2016.5.17.화, 조중동한매문 사설 비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