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줄기 전관예우 먹이사슬
<매일경제신문>은 “전관예우 추악한 먹이사슬 이번엔 반드시 끊어라”제목 사설에서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원정 도박 사건을 계기로 불거진 법조 비리 의혹은 마치 고구마 줄기, 입법, 사법, 행정부의 모든 수단을 동원해 추악한 전관예우의 먹이사슬을 반드시 끊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모든 수단 동원 중 먼저 사법측면에서 전관예우를 받은 전직 판검사 출신 변호사들의 천문학적인 불법 수임료 사건만 하더라도 현직 판·검사들과의 연관성을 밝혀내야 한다. 행정측면에서 대통령의 눈에 보이지 않는 수사지침과 관련한 정치검사들의 연관성을 밝혀내야 한다. 입법측면에서 국회에서 법제정과 개정, 청문회, 국정감사, 특별검사제 등의 활성화 등이 필요하다. 그런데 전관예우뿐만 아니라 입법, 사법, 행정부 그리고 자본이 총체적으로 고구마 줄기처럼 얽혀 있는 먹이사슬을 한 번이라도 정리하지 않는 한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대통령과 여야 3당 대표 회동에서 야당은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에 대한 정부 조사를 요청한 데 대해, <조선일보>는 “재난 때마다 드러나는 공무원의 무책임, '정부 無用論' 키운다”제목 사설에서 ’세월호 참사로 304명, 메르스 사태로 38명 희생되는 과정에서 행정부의 무능력과 공무원들의 무능과 무책임한 행태‘를 지적하고 있다.

물론 공무원들의 무능과 무책임을 지적하고 책임을 질 일이 있으면 책임을 물어야 한다. 문제는 관료제도 자체에 문제가 없는 지부터 살펴야 한다. 음모설을 제외하고 얘기할 때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을 때 청와대 스스로 컨트롤 타워가 아니라고 발뺌할 정도로 지휘체계가 붕괴되어 있다면 일선 공무원의 능력여부를 따질 게재가 아니다. 공무원의 능력에 대한 비판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 스스로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구조인가 하는 점이다. 상명하복으로 복지부동할 수밖에 없고 그래서 영혼 없는 공무원이라는 지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관료체제의 근본적 개혁 없이는 요즘처럼 능력을 갖춘 사람들이 공무원이 되더라도 능력발휘는 어려울 것이다. <한국경제신문>은 “산업 구조조정, 밑그림도 없이 돈 타령만 하나”제목 사설에서 ‘한쪽에선 돈타령이고 다른 쪽에선 시작도 전에 고용안정 타령, 부실은 털어내고 가능성이 있는 곳은 자금을 투입해서라도 살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사설의 주장은 자금을 투입하기 전에 노동자를 해고하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수혈을 위한 사전 조치부터 하라는 것인데 그 사전조치가 노동자부터 ‘털어내는’ 것이란다. 과다한 인원이 부실의 원인으로 둔갑되고 만다. 자본주의 체제의 구조적 문제는 일단 논외로 하더라도 전 지구적 경기둔화에 대한 분석과 대응, 정부의 산업정책 실패와 불법부실경영에 대한 책임부터 묻고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호경기에 한국경제를 이끌어 왔고 대주주와 재벌경영인들의 주머니를 채워 준 노동자들의 피땀 어린 노동이 왜 부실의 원인이 되어야 하는가?

(2016.5.16.월, 조중동한매문 사설 비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