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감히 대통령에 대들어?

윤명식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기자 간담회에서 "구조조정을 위해 국책은행의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면 재정의 역할이며, 중앙은행 발권력을 활용하려면 국민적 합의와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고 한 데 대해,

<조선일보>는 “정치판 바뀌니 野 등에 업고 대통령에게 反旗 든 한국은행”제목 사설에서 ‘글로벌 위기 후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돈을 찍어 AIG보험사와 GE 부도를 막고 GM·크라이슬러 등 자동차 산업을 구제하는 데 썼다’며, ‘돌파구 마련을 위해 정부와 머리를 맞대지 않으면 한국은행이 위기 앞에서 아무 역할도 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동아일보>는 “대통령이 밝힌 ‘한국형 양적완화’에 반대한 韓銀”제목 사설에서 ‘1997년 외환위기 때나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도 정부가 구조조정 계획을 밝힌 단계에서 이 정도의 불협화음이 나온 적은 없다고 주장한다.


<조선>과 <동아>는 한국은행의 입장에 대해 대통령에 대한 ‘반기’, ‘반대’라고 표현하면서 비판하고 있다. 한국의 1997년 말 외환위기, 미국의 2008년 금융위기 때 모두 돈을 찍어 썼거나 공적자금을 투입해서 위기를 극복했는데 왜 말이 많으냐고 윽박지르고 있다. 한국은행에서 돈을 찍어 시중은행에 넘겨주어 기업의 부채를 해소하든, 국민의 혈세인 재정을 공적자금으로 투입하여 기업을 살리든 결국 국민의 주머니를 털어가는 것은 당연하다. 기업을 살리는 것이 경제를 살리는 것이고 경제가 살아야 노동자 일자리와 가계가 살 수 있다는 논리이다. 그런데 항상 위기 때 마다 생각나는 것은 ‘기업은 망해도 기업주는 망하지 않는다’는 진리 말이다. 국민의 피땀을 요구하는 ‘공적자금’이 아니라 부자들과 자본가들의 자산이 투입되는 방식의 ‘사적자금’ 투입은 불가능한가?


<조선>, <동아>와 달리 <중앙일보>는 “성격 모호하고 앞뒤도 바뀐 한국형 양적완화론”제목 사설에서 ‘구조조정 자금은 정부가 공적자금을 조성하거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마련하는 게 우선’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그 지금의 부담이 누구인지, 계급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2016.4.30.토, 조중동한매문 사설 비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