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건설노동조합연맹

김무성 대표가 정리해고 반대한 건 아니다

<조선일보>는 “세계 1위 현대重 망하는 길로 몰고가는 정치권”제목 사설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1일 현대중공업 소재지인 울산에서 여당 후보 지원 유세를 하면서 "현대중공업의 쉬운 해고는 절대 없도록 하겠다", 구조 조정은 해당 기업이 경영적 판단에 따라 하는 것이지 정치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고, 기업이 법 절차에 따라 진행하는데 정치인이 못 하게 막을 권한 없고, 회사가 망해가는 데도 터무니없는 요구를 계속하는 강성 노조와 여기에 편승한 정치권이 세계 1위 기업을 망하는 길로 밀어넣고 있다’고 주장한다.

먼저 사실관계를 분명히 해야 한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해고반대’를 말한 적이 없다. ‘쉬운해고’가 없다고 했을 뿐이다. 그것도 현대중공업 앞이고, 새누리당 현역 국회의원이 현대중공업 출신이니 선거 기간 중에 마음에 없는 얘기를 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노동부 방침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저성과자 일반해고’ 즉 ‘쉬운해고’에 대해 일단 반대한다고 밝혔을 뿐이다. 현재 사업장에서 진행되는 해고는 ‘징계해고’와 ‘정리해고’가 있다. 여기에 더해 ‘일반해고(쉬운해고)’를 들이밀고 있고 더 나아가면 자본가들 마음대로 해고하는 ‘자유해고’시대가 열릴 것이다.

이 사설은 구조조정 즉 노동자 정리해고는 기업의 경영판단과 법절차에 따라야 한다고 주장하는 데 이거야말로 자기들 편한대로 말하는 것이다. 사측의 규정이나 규칙을 ‘법’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노동조합은 사측과 맺은 고용안정과 관련된 협약이 있고 노동관계법과 헌법이 있다. 노동자들이 악법이라며 폐기할 것을 주장하는 근로기준법 상 ‘정리해고 제한’조항에도 명시되어 있다. 물론 자본가들은 이 법대로 안 할 뿐만 아니라 마음대로 해고한 뒤 법원에 넘기면 특히 대법원이 자본가편을 들어 주고 있다.

그리고 ‘회사가 망해간다’는 주장을 늘어놓았는데 지금 현대중공업이 망해간다는 근거가 뭔가? 그리고 노조가 해고를 반대한다고 ‘강성노조’라고 공격하고 있는데 노조라면 자신의 조합원이 해고당하는 것을 반대하고 이를 막기 위해 투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강성’이고 ‘연성’이고가 없다. ‘해고는 살인이다’라는 말은 대부분이 공감하는 현실이 되었다. 노동잘ㄹ 해고 즉 죽이려는 데 맞서서 투쟁하지 않는다면 그게 무슨 노조라 할 것인가? 그런 고용과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투쟁하는 노조가 강성이라면 이런 공격을 하는 회사는 ‘초강성’화사인가?

<동아일보>는 ““구조조정 반대” 선거유세 김무성, 집권여당 대표 맞나“제목 사설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어제 울산 현대중공업 앞에서 열린 안효대 후보(울산 동) 지원유세에서 “현대중공업 가족들이 구조조정 없이 일하도록 특별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안 후보가 당선되면 조선업과 울산을 특별고용업종 지원 및 특별고용지역으로 정하겠다고, 가뜩이나 정책도, 비전도, 희망도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는 4·13총선, 그래도 집권 여당이면 야당과는 격이 다른 선거운동을 보였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집권여당은 ‘구조조정 즉 정리해고 반대’를 말하면 안 되고 야당은 해도 된다는 것인가? <조선일보> 사설 비평에서 지적했듯이 김무성 대표가 해고를 반대한다고 말한 적이 없다. 그저 쉬운해고를 안하겠다는 말은 했다. 그런데 쉬운가, 어려운가도 노동자들이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해고를 강행하는 사측에 달렸다. 그 어떤 자본가들도 해고를 하면서 “쉽게 잘랐다”고 말하지 않는다. “고뇌에 찬, 마음이 아픈, 정말 어려운 결단 운운”한다. 이사설이 말하는 ‘정책도, 비전도, 희망도 없는’정치라면 어떤 내용이 들어가야 그 반대가 될 것인가? 자본가들이 노동자를 자유롭게 해고할 수 있는 법과 제도를 만들겠다. ‘자본가 천국, 노동자 지옥’을 만들겠다는 공약을 원하는가?

<동아일보>는 “이번 국회 남은 기간에 서비스법·선진화법 처리하라”제목 사설에서 ‘20대 총선을 이틀 앞둔 어제 민생 구하기 입법촉구 1000만서명운동본부와 경제5단체가 여야 3당을 방문, 경제단체 대표들은 “4년 전에도 18대 총선이 끝나고 임기가 한 달 남았을 때 법을 통과시킨 적이 있다”며 서비스산업발전법과 노동개혁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호소“했다고 주장한다.

먼저 대통령이 길거리에 나와 자본가들의 서명운동에 참가하면서 독려했지만 자기들 주장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몇 달 동안 200만명도 참가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름은 1000만 서명운동본부다. 임기가 끝나가는 국회가 이해관계가 첨예하고 쟁점이 있는 법안을 처리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건 민의를 반영해 새롭게 구성되는 20대 국회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임기 끝나면서 야반도주하듯이 먹튀를 하라는 주문인가? 선거가 끝난 뒤 결론적으로 보면 새누리당은 이제 국회선진화법에 목을 걸고 거대야당의 독주를 막아달라고 국민들에게 호소할 판이 되었다. 원래 박근혜 대통령이 새누리당 전신인 야당 대표일 때 만든 법안이었는 데 이제 제대로 돌아간 셈이다.

(2016.4.12.화, 조중동한매문 사설 비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