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건설노동조합연맹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은 정규직 임금 아닌 자본의 이윤 때문

<한국경제신문>은 “비정규직 벼랑으로 내모는 고용부의 가이드라인”제목 사설에서 ‘고용노동부가 내놓은 ‘기간제 및 사내하도급 근로자 보호 가이드라인에 대해 ‘상시·지속적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제 근로자를 무기계약으로 전환하고, 전환 후 근로조건은 기존 정규직에 비해 불합리한 차별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규정, 현행 법률은 ‘2년을 초과해 기간제 근로자를 사용할 경우에는 무기계약직 근로자로 간주’하고 있는데, 이보다 더 나아가 2년이 안 된 경우라도 상시·지속적 업무를 하고 있으면 정규직으로 올려주라고 ‘권고’, 비정규직의 처우가 지금처럼 열악해진 것은 오로지 정규직에 대한 다락같은 차별 대우 때문, 정규직 기득권을 깨지 않고 비정규직 대우만 개선하라는 이 같은 비현실적 가이드라인은 노동현장의 분란만 초래할 뿐’이라고 주장한다.

먼저 노동부가이드라인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기간제법이 정하고 있는 내용을 재확인한 것일 뿐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 법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수많은 사업장에서 2년이 되기 전에 계약해지라는 이름으로 정리해고가 만연되고 있다. 2006년 비정규직법인 기간제법이 통과되고 10년이 지난 지금 해야 할 일은 이 법을 지키라는 권고가 아니라 비정규직법을 폐기하는 일이다. 상시지속적으로 근무하는 노동자가 ‘무기계약직’이라는 이름으로 정규직 노동자와 차별받아야 할 이유가 없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중규직’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는 무기계약직은 항구적인 비정규직일 뿐이다. 비정규직은 그야말로 단기간에 필요한 노동력을 일시적으로 고용하는 경우다. 특정한 작업이거나 직원의 출산, 병가 등으로 자리가 비는 경우 그 기간만큼 만 일하는 대체노동력이다. 그런데 입사해서 정년까지 무기계약직이라는 게 말이나 될 법한 일인가?

그런데 이 사설은 비정규직의 처우가 열악해진 것은 정규직에 대한 차별대우 때문이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그 책임이 왜 정규직에 있지? 정규직이 있는데 비정규직으로 뽑은 사람이나 정규직과 차별적으로 임금을 지급한 사람 모두 사용주다. 그게 왜 정규직 때문인가? 그건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대우를 정규직에게 뒤집어씌우는 전형적인 책임전가이거나 물타기이다.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대우는 그 차별만큼 자본의 이윤이 높아진다. 자본이 더 많은 이윤을 챙기려는 과정에서 비정규직을 고용하고 임금을 차별적으로 지급한 것일 뿐 정규직의 책임이라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정규직 기득권 운운하는 데 핵심은 자본이 노동에 대한 착취와 수탈을 통해 유지하고 있는 약탈경제의 이윤기득권이다. 제대로 알고 말하라!

<중앙일보>는 “박 대통령, 선거개입 오해 부르지 말아야”제목 사설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미주 순방외교에서 귀국한 지 이틀 만에 청주·전주를 방문, 두 도시에 각각 조성된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찾아 중소벤처 지원과 청년일자리 창출의 성과를 점검하고 격려하기 위한 자리, 대통령은 경제·안보의 위기가 깊어갈수록 초당적 지도자의 모습, 대통령은 권력 강화에 사심이 없고 정책 집행이 공평하다는 믿음을 국민 마음에 심어야 한다’고, <동아일보>도 “박 대통령은 총선 5일 전에 꼭 충북·전북 가야 했나”제목 사설에서 ‘박 대통령이 더 이상은 선거 개입의 시비를 부를 수 있는 말과 행동을 삼가길, 대통령은 선거가 아니라 국정에 전념한다는 인상을 보여 줘야 국민의 마음을 살 수 있다’고 주장한다.

<중앙>과 <동아>의 취지로 보면 사설 제목이 ‘공직자인 대통령은 4.13 총선일을 앞두고 선거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해야 한다. 그런데 애매하게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말아야 한다거나, 꼭 가야했나‘는 식으로 표현하고 있다. 대통령은 초당적 지도자이므로 국정에 전념해야 한다는 게 취지다. 무슨 국가 최고 지도자라서 중립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선거법에 공무원의 선거중립 조항 때문이다. 새누리당이 야당이었던 시절인 2004년 3월 12일 국회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정치적 중립성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탄핵소추안을 가결시켰다.

지금도 마찬가지로 대통령의 정지적 중립에 위배된다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법에 따라 조치를 취해야 한다. 언론들도 그 측면에서 분명하게 말해야 한다. 아니라면 현실정치에서 부정한 방법이 아니라면 대통령도 특정한 정당 당원이기에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정말 애매한 태도로 지적하는 것은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어차피 대통령 자신도 선거법을 위반하는 것도, 안하는 것도 아닌 애매한 방법으로 행보를 할 것이기 때문이다.

(2016.4.9.토, 조중동한매문 사설 비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