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겐 내일이 있다

사회보장정보원과 이웃한 세종호텔 김상진 전 위원장에 대한 사측의 징계 건에 대한 보고가 있었다. 우울한 보고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끝내 투쟁을 멈출 수 없다. 한편으론 민주버스노조 말살에 맞서 투쟁 중인 노동자들은 어려움 속에서도 단비 같은 소식을 전한다. 지난 4월 4일 서소문 서울시청 별관 앞에서 투쟁선포식을 하고 농성을 시작했고 결과 한남운수 정비노동자 이병삼 동지의 복직에 대해 서울시와 논의하기로 합의했다는 것이다.

이 날 집회는 올 2월 출판사 ‘네잎크로바’에서 출간한 책 <우리에겐 내일이 있다>(임재춘, 최문선 외)의 저자인 기타 만드는 노동자 임재춘 동지와의 대화 시간이 있었다.

o 사회 : 거리에서 10년 째 투쟁이 평범한 노동자 임재춘(이라 임)을 악사, 작가로 만들었다. 언제부터 농성장에서 글을 쓰게 됐나?
o 임 : 서울과 인천을 오가며 문화제를 했는데 책PD가 써 보라고 해서.
o 사회 : 거리투쟁, 문화공연 등 쉽지 않았을 텐데 어려웠던 점은?
o 임 : 공연하다 보면 잘 맞지 않아서 싸우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
o 사회 : 대법원 판결 결과는 예상했지만 어떻게 극복했나?
o 임 : 법원 판결 끝나고 내려갈 때 아무 말도 안 했다. 저녁에 술 한 잔 했고. 딸들이 더 이상 올라가지 말라고 했지만 죽으나 사나 또 올라와서 투쟁하게 됐다.
o 사회 : 자본가를 위한 법이다. 고난의 세월이었고 남은 시간도 그럴 것이다. 책 제목이 <우리에겐 내일이 있다>로 희망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데?
o 임 : 곧 10년째가 되는 데 이제 할 수 있는 게 없다. 여의도 농성하고 있으면 정치인들 많이 본다. 그들은 우리 문제에 관심도 없다. 투쟁해서1%라도 바뀐다면 해야 할 것 같고, 없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살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o 사회 : 김무성의 막말 때문에 농성을 시작했는데, 건강은? 앞으로 계획은?
o 임 : 아파도 말할 수 없어. 이 꼴 저 꼴 다 보고. 여의도 당사엔 카메라 많이 오지만 우린 안 찍어. 아침, 저녁으로 1인 시위하고. 앞으론 연대도 더 많이 다닐 것. 5월 전주영화제 촬영도 있는데 문화연대 만나서 서민들 얘기 중 내 이야기 하나 더 올리는 것이죠.
o 사회 : 생생한 증언이고 가슴 먹먹한 얘기였어요. 출판기념회, 단편영화 잘되길 바랍니다.

사회보장정보원 분회장과 최근 전해투 위원장 역할까지 맡고 있는 봉혜영 동지 마무리 발언이 이어진다.
“ 최근 정부로부터 공공기관들은 저성과자 자료 제출 압박을 받고 있다. 비정규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재벌과 자본가들이 소득분배를 해야 하지만 그게 되려면 모든 현장에서 노조를 만들어야. 밑에서부터 부글부글 하지만 노동자정치나 인간존엄이 없는 현실이고. 그러나 현장 노동자들은 이런 현실에 공감하고 있어. 해고, 경쟁, 현장 분리 등 심각하지만 자신이 나서기보다 누군가 해결해주기를 바라고 있어. 희망과 낙관이 교차. 현장 들어가서 조직해야. 4.13 총선 끝나고 국회 복지부 관련 위원회가 구성되면 기대해 볼 수 있을 런지. 끝까지 투쟁할 터”

거리의 대화 시간이 끝나고 임재춘 동지로부터 직접 사인을 받았다. “콜트-콜텍 해고노동자 임재춘의 농성일기 그리고 3000일이 넘도록 끝내지 못한 싸움”은 오롯이 기록된 <우리에겐 내일이 있다>는 책을 펼치자 노동자들이 만들고 있는 기타가 벽에 걸려 있는 사진이 나온다.

“국내 최고의 전기기타(콜트악기), 통기타((주)콜텍)제조회사
깁슨, 아이바네즈, 펜더...에 전기기타와 통기타 납품
세계시장 점유율 30퍼센트를 자랑하는 세계적인 브랜드

국내와 중국, 인도네시아에 6개 법인을 가진 국내재계 120위
1200억 자산을 가진 재력가가 대표로 있는 회사

2006년 월간조선 선정 50대 우량기업 중 41위
2006년 신용평가기관 평가 AA0(우수), CFI(현금창출능력우수)

그 기타는 누가 만들었을까?

남녀차별과 성추행, 비인간적인 처우로 현장은 생지옥
현장의 노동자는 말하는 기계
이윤이 느는 만큼 더 심해지는 고용불안
사장은 노조탄압 베테랑
노동자 평균 나이 4대 중반, 평근근속연수 10년
평균임금 1천 5백만원
사장은 해마다 15~42억원 배당금

업무효율 높인다고 창문도 만들지 않고
노조도 없었던

사장만의 꿈의 공장, (주)콜텍 이야기

회사는 세계일류, 노동자는 저임금에 골병
공장노동자 40퍼센트가 근골격계 질환
59퍼센트는 유기용제 노출로 인한 직업병 의심
36퍼센트는 기관지 천식, 40퍼센트는 만성기관지염

1992년부터 2005년까지 3억에서 37억 규모로 연속 흑자
2007년부터 정리해고 대상자의 대부분이
20대부터 20년 이상 일한 늙은 노동자

사장에게는 노조가 장악한 악마의 공장, 콜트악기 이야기

2007년 3월 인천 콜트악기 전체 생산직
160명 중 56휴업‘명 집단 정리해고2007년 4월 사측의 일방적인 ‘폐업을 위한 휴업’과 공장폐쇄
2007년 7월 (주)콜텍 대전공장 폐업
셍산직 노동자 전.원.정.리.해.고
2008년 8월 인천 콜트악기 폐업
생신직 노동자 전.원.정.리,해,고

2007~2015,
3000일이 훌쩍 넘은 시간
아직도 끝나지 않은 콜트-콜텍 해고노동자 이야기“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가 아니라 야만적 자본주의 시대, 자본의 탐욕과 그리고 자본의 떡고물을 받아먹으며 타락한 정치, 사법, 행정의 국가관료 체제의 폭력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노동자 투쟁의 대서사시이다. 투쟁하고 있는 노동자들, 투쟁했던 노동자들의 더 많은 기록을 기대한다. 노동자는 결코 패배하지 않는다.


(2016.4.6.수, 여덟 번째 이야기 손님과 함께하는 사회보장정보원 수요 투쟁문화제, 콜트콜텍 임재춘 동지 “우리에겐 내일이 있다”, 충무로 남산스퀘어빌딩 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