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은 정부지원에서 완전 독립해야 한다!





<조선일보>는 “민노총·한국노총, 무슨 염치로 국민 세금 매번 갖다 쓰나”제목 사설에서 ‘서울시가 민주노총 서울본부 사무실이 옮겨갈 건물의 리모델링 비용으로 35억원을 지원하기로, 고용노동부도 한국노총·민주노총 본부에 지난해 40억원을 집행했고, 올해 51억의 예산을 책정, 서울시는 민노총 외에 한국노총에도 매년 22억원을 사업비로 지원, 노동운동은 조합원들 회비로 하는 것이 원칙, 세금을 받아쓰면서 폭력 시위나 일삼고 정치권을 기웃거리는 것은 정말 염치없는 짓, 대한민국 노동운동은 밑바닥부터 오염’되었다고 비난한다.



민주노총 서울본부는 예전 질병관리본부 있었고 현재는 서울시 소유인 불광동 소재 건물에 입주해 있다. 민주노총 대부분 지역본부가 지자체의 공공건물을 이용하고 있다. 그건 한국노총도 마찬가지다. 그 연장선상에서 새로 옮겨갈 건물이 낡았다면 리모델링하는 것은 당연하다. 설령 민주노총 서울본부가 옮겨가지 않고 서울시가 사용하거나 조례에 따라 지역 사회단체가 사용하더라도 리모델링 비용 35억원은 지출할 수밖에 없다. 민주노총 서울본부라서 특별히 리모델링을 하는 것은 아니다.



이 사설은 민주노총 서울본부 사무실 문제를 비판하기 위해서 한국노총을 끌어들여 한 통속으로 몰아 비난하고 있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사무실 공간만 사용하는 이용(또는 임대료 지원)하는 민주노총과 사업비까지 받는 한국노총을 도매금으로 팔아넘기고 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에 ‘작년 40억, 올해 51억’ 예산책정이라며 묶어서 표현한다. 각 노총에 무슨 항목으로, 얼마인지를 분리해서 설명해야 한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았다. 숫자를 크게 만들어 민주노총을 비난하기 위해서일 테다. 한국노총에 사업비 22억원 얘기를 하면서 사업비는 조합원들의 조합비로 하는 게 원칙이라고 말한다. 민주노총은 중앙정부로부터 사업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말하지 않는다. 이를 모르는 독자들은 민주노총도 사업비를 받는가 보다 하고 추측하게 만든다.



그런데 노동조합 상급단체도 사회단체에 속한다. 수많은 사회단체들이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지원받거나 공공장소를 이용하고 있다. 법으로 보장되어 있기 때문에 가능할 것이다. 그렇다면 노조만 지적할 것이 아니라 정부 지원을 받는 모든 사회단체에 대해서도 똑 같은 잣대를 들이대야 할 것이다. ‘폭력시위나 일삼고’, ‘정치권을 기울이는’ 표현을 사용해 민주노총에 ‘폭력’애 더하여 이번 4.13 총선에서 현직 임원이 새누리당에 비례대표 공천신청한 한국노총의 ‘정치권에 기웃거린’ 것까지 덧칠하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원내 정당들은 엄청난 선거자금을 국가세금으로부터 받아서 아무런 어려움 없이 선거를 치른다, 평소에도 연간 수백억원의 정치자금을 지원받는다. 왜 정당들이 자기 당 당원의 당비나 국민의 정치후원금으로 정치나 선거를 하지 않고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고 있는가? 물론 법으로 보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노동조합을 비롯한 사회단체도 마찬가지다.



<조선일보> 사설이 잘못된 예나 근거를 가지고 민주노총 서울본부 이전 사무실 리모델링 비용에 대해 비난하였고,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의 차이를 무시하고 한통속으로 몰아넣어 매우 악의적으로 비난하고 있는 점에 대해 지적했다. 민주노총은 2000년 초 조직의 결정으로 정부(지방 포함)로부터 건물(사무실) 사용(임대료)은 지원 받을 수 있지만 사업비는 안 된다고 결정한 바 있다. 그러나 사업비 부분에 대해서 이런 결정이 깨질 수 있는 상황이 가끔 발생한다. 이번 기회에 민주노총 중앙부터 사무실 임대료를 정부에 반납하고 독립해야 한다. 지역본부나 산별의 경우도 빠른 시간 내에 독립하도록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한국경제신문>은 “민노총은 사무실 공짜, 한노총은 비례대표 대거 진출”제목 사설에서 ‘서울시와 민노총은 ‘노동조합에 재정지원을 할 수 있다’는 근로복지기본법 조항 등을 들어 법적 문제가 없다는 입장, 하지만 세금을 노조 등 특정단체에 지원하는 것은 부적절, 한국노총은 새누리당 비례대표에 신청하는 등 5명의 전·현직 간부가 금뱃지를 향해, 양대 노총 중심의 노동시장 구조는 소위 ‘87년 체제’의 산물, 한국 민주주의 질서를 새로 짜고 업그레이드한 87년 체제의 성과를 ‘귀족 노동운동가’들이 훼손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한국경제신문> 사설 역시 악의적이기는 마찬가지다. 그렇게 법치주의를 좋아하면 노동단체에 정부예산을 지급하지 못하도록 법을 만들거나 기존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한 법을 개정하라고 국회나 정부에 촉구할 일이다. 자기들 마음에 맞는 수구보수세력들이 정부 지원을 받는 것은 눈감고 노동단체 지원에 대해서는 핏발을 세우고 있다. 노사정 야합을 파기한다고 선언한 한국노총이 새누리당에 비례대표 공천신청한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노동계 출신이 국회의원이 돼서는 안 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그럼 자본가나 자본의 이해를 대변하는 자들만이 국회의원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그리고 지금의 노동시장 구조가 양대노총의 87체제 산물이라는 말은 매우 자의적인 기준과 판단이다.



오늘날 노동시장 구조는 IMF외환위기 이후 진행된 신자유주의 노동정책의 결과물이다. 이는 세계적인 현상이다. 이들이 말하는 한국민주주의 새질서는 노동개혁 즉 개악으로 표현되는 노동시장을 좀 더 유연하게 하는 -정리해고를 넘는 일반해고와 비정규직화- 약탈체제의 공고화이다. ‘귀족노동운동가’를 끌어들인 것은 오늘날 신자유주의 시대 노동자 민중의 목에 빨대를 꽂아 피를 빨아먹는 흡혈귀들인 ‘자본귀족 아니 자본황족’들의 탐욕과 전횡을 감추려는 덮어씌우기 이데올로기이다.



<한국경제신문>은 “최저임금은 그런 제도가 아니다”제목 사설에서 ‘새누리당은 시간당 6030원으로 정해진 최저임금을 연평균 8~9%씩 올리면 4년 안에 시간당 9000원 수준, 더불어민주당은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시간당 1만원으로 인상하겠다는 공약을’ 최저임금을 적용받는 전체 근로자의 비중을 ‘최저임금 영향률’이라고 부르는데 올해 18.2%로 높아짐, 임금근로자 1877만명 가운데 무려 342만명이 최저임금 인상률에 따라 새로운 시급을 적용, 1986년 최저임금법이 제정되고, 1987년 최저임금위원회가 구성된 지 30여년, 최저임금제는 손볼 때가 된 제도이지 경제정당이 내세울 공약이 아님, 최저임금 선상에 있는 근로자들의 일자리를 뺏고 자영업자들의 목을 조이며 오히려 기존 근로자의 임금 인상을 ‘법적으로’ 보장하는 괴물로 변질, 기억해야 할 것은 임금은 기업이 주고, 사업자가 주는 것이라는 사실, 정치인들이 제멋대로 비용 기준을 약속하는 나쁜 버릇‘이라고 지적한다.



새누리당이나 더민주당이 제시한 최저임금액은 4년 내에 올리겠다는 수준이다. 물론 새누리당은 사용자가 올려주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세제혜택 등으로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이 사설은 최저임금 영향률이 다른 나라보다 높은 18.2%이기 때문에 안 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다른 말로 하면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들이 다른 나라에 비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실 이들이 우려하는 것은 18.2% 노동자뿐만 아니라 전체 노동자에게 미치는 임금부상효과일 것이다. 한 국가나 사회의 노동과 자본의 분배 문제는 노동소득분배율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지금 한국은 60% 수준으로 임금을 더 높여야 한다. 특히 최저임금이 그렇다.



그런데 최저임금제도를 ‘손 볼 때’가 됐다고 말한다. 정부가 개입하는 것을 손 떼라는 소리다. 국방과 치안만 담당하는 ‘야경국가’를 원하고 있다. 모든 경제활동은 자본주의 시장에 맡기라는 소리다. 외적이 침략해 와서 약탈하는 것만 막으라고? 그럼 내부 자본의 노동에 대한 착취와 수탈은 누가 막지? 최저임금을 올리면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주장 역시 사실이 아니다. 자영업자들을 걱정한다면 대기업과의 관계, 상가임대차, 금융부채, 대형마트의 골목상권 지배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 돼야 할 것이다. 임금은 기업주가 주는 것이 정부는 손 떼라는 오만한 주장이다. 기업주는 하늘에서 돈을 가지고 내려왔나? 기업주가 가진 돈은 누가 창조했나?



<동아일보>는 “與 선대위원장 증세 불가피하다면서 왜 공약에선 빼놨나”제목에서 ‘새누리당의 총선 공약집에는 바이오·나노 신기술 및 에너지 신산업 육성, U턴 기업 경제특구 설치, 고교 무상교육 등의 공약에 2020년까지 56조 원이 든다고 소개, 그러면서도 증세를 포함한 재원 확보 방안은 쏙 빼놓은 것은 무책임, “법인세 인상, 부자증세를 통한 분배개선은 효과가 제한적이고 산업 경쟁력 약화의 요인이 된다”는 강 위원장은 증세론을 경제공약의 맨 앞줄로 올리는 게 정정당당하다’고 주장한다.



이 사설은 매우 과감한 주장을 하고 있다. 증세를 주장했으면 증세 방법을 제시하라는 것이다. 그런데 예를 든 것이 법인세나 부자증세는 분배효과가 없음으로 결국 간접세인 소비세를 올리라는 말이다. 일본은 3%에서 시작해 8%까지 올렸고 아베정권은 10%까지 올리려고 한다. 한국은 과감하게 부가가치세 10%로 되어 있으니 일본처럼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다시 그런 방법을 사용하라는 것이다.



<동아일보>는 “노태우 前대통령 장남이 해외 유령회사 세운 이유 뭔가”제목 사설에서 ‘조세피난처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국제 사회의 뜨거운 이슈, 한미 금융정보자동교환협정(FATCA), 53개국이 참여하는 금융정보자동교환협정 체결로 해외 탈세 적발이 한층 쉬워짐, 재헌 씨 등 196명의 탈세 사실이 밝혀지면 엄하게 처벌해 조세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중앙일보>도 “파나마 역외탈세 혐의 한국인 철저히 조사하라”제목 사설에서 ‘72명의 전·현직 국가 최고지도자를 포함한 전 세계 주요 인사들이 해외로 돈을 빼돌려 돈세탁이나 역외탈세를 저지른 정황, 지난해 국세청이 역외탈세자 223명에게 역대 최대인 1조2861억원을 추징하는 등 한국의 역외탈세 추징 규모는 2012년 이후 해마다 늘어, 이 때문에 이번에 드러난 195명은 빙산의 일각일 가능성, 해외주소로 유령회사를 만들거나 비밀계좌를 만든 경우도 의심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우리나라 국세청도 조세회피처로 빼돌린 사람과 돈에 대해 추적해 왔다. 일정부분 환수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여전히 거물급인 큰 손들에 대해서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 추적을 안 하는 건지 못하는 건지 의문이다. 또 하나 투기자본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와 먹튀 과정에서 꾸준하게 제기된 ‘검은 머리외국인’ 문제에 대해서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고 있다. 역외 조세피난처로 나갔던 돈이 해외 투기자본인 사모펀드에 숨어(묻어) 들어와 투기를 하고 있다는 의심을 해소할 수 있는 금융감독제재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2016.4.5.화, 조중동한매문 사설 비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