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키지도 않을 새누리당의 임금공약에 난리가 난 것처럼

<중앙일보>는 “취지 좋지만 현실성 의문인 새누리의 임금 공약”제목 사설에서 ‘새누리당이 3일 최저임금 인상과 정규직·비정규직 임금격차 축소 공약, 최저임금 인상안은 현행 6030원인 시급을 4년 안에 최대 9000원, 최하층의 소득을 중산층 소득(25~75%) 최저선까지, 정규직의 절반에 불과한 비정규직 임금을 4년 뒤 80%까지 올리겠다고 하는데 정말 새누리당이 임금격차를 줄이고 싶다면 이제라도 노동개혁 법안 통과를 위해 팔을 걷어붙이는 게 우선’이라고 주장한다.

사설이 현실성에 의문을 표시했지만 노동자들이 볼 때에는 약속을 지킬 것인지가 의문이다. 3년 전 대통령 선거에서 새누리당이 지킨 노동복지경제민주화공약은 거의 지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저임금을 4년 안에 최대 9000원이란 것이 ‘반드시’라는 것인지 ‘최대한’ 이란 것인지 알 수 없다. 그저 ‘노력한다’는 것으로 끝나지 않을지 의문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임금격차를 4년 후에 80%로 설정하는 것 자체도 납득할 수 없다.

비정규직을 철폐하는 방향도 아니고, 동일노동동임임금도 아닌 정책도 문제다. 그런데 사설은 노동개혁법안이 우선이라고 말하는 것은 새누리당이 지킬지 어떨지 모르겠지만 그나마 제출한 공약조차도 반대하는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비정규직을 늘리고 해고를 자유롭게 하는 노동개혁이라면 새누리당의 공약조차도 불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은 “'동일노동 동일임금' 노동개혁 없인 공염불이다”제목 사설에서 ‘동일노동 동일임금이 가능하려면 먼저 정규직 특권을 줄이고 노동 유연성을 높이는 노동개혁이 확실히 전제, 이것저것 다 양보한 정부의 노동개혁조차 전체 근로자의 10%도 안 되는 노동계의 기득권 투쟁에 꽉 막혀, 정규직을 과보호하는 법과 제도를 그대로 둔 채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 해소를 약속하는 것은 공허’하다고 주장한다.

먼저 사설은 새누리당 공약이 동일노동 ‘차별임금’을 ‘동일임금’이라고 말한다. 4년내 80%까지 올린다니까 그 다음에는 100%로 동일하게 할까봐 미리 우려를 표시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격차를 좁히겠다는 것이 뿐 동일임금은 아니다. 더더욱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노동시장유연성을 높여야 동일노동 동일임금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노동시장유연성이 비정규직을 늘리고 임금격차를 크게 하였다. 임금격차는 노조로 조직된 노동자 10%나 정규직의 문제가 아니다. 임금격차를 용인하는 법과 제도 그리고 관행 때문이다. 동일노동차별임금은 불법이다.

<문화일보>는 “박원순 시장, 민노총 특혜에 稅金 더 퍼줘선 안 된다”제목 사설에서 ‘서울시는 3일 “민노총 서울본부가 올 하반기에 한국상하수도협회 건물로 이전할 예정”이라며 “당초 민간 건물 임차료 지원 예산 35억 원을 책정했는데, 시 소유 건물로 이전하게 되면서 이를 리모델링 비용으로 배정”, ‘노사관계 발전 지원에 관한 법률’ 등에 비춰 위법(違法)은 아닐지라도, 이는 시민 일반의 상식부터 거스르는 처사, ‘귀족 노조’ 지탄까지 받는 단체의 특혜 확대로 비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위법은 아니지만 일반시민의 상식에 어긋나고 귀족노조로 지탄받고 있는 민주노총에 특혜를 주는 것이라서 안 된다고 주장한다. 그럼 ‘귀족노조’가 아니고 ‘평민노조’면 된다는 것인가? 객관적으로 비판하려면 지방자치단체 공공건물을 이용할 수 있는 시민노동사회단체의 법률, 현황, 노동계 실태 등을 고려할 때 민주노총 서울본부가 서울시 공공건물을 사용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주장을 해야 한다. 그런데 반대를 위한 반대를 위해 일반시민의 상식이니 귀족노조니 하는 식으로 반대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민주노총은 2000년 초 내부논쟁을 거쳐 정부로부터 사업비는 받지 않되 건물임대료는 받을 수 있다고 결정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설 비평자의 입장에서는 다른 사회단체와 마찬가지로 공공건물을 이용하지 못할 이유는 없지만 노동조합의 자주적 운영을 위해 자립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조선일보>는 “민주화 30년인데 선거도 조금은 달라져야 하지 않나”제목 사설에서 ‘여야가 이번 선거에서도 구태를 되풀이할 것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 단번에 뿌리 뽑기에는 우리 정치에 든 병이 너무 깊어, 그러나 이제 민주화 30년인데 무언가 조금씩이라도 나아질 기미라도 있어야, 하지만 이번 선거도 아닌 것 같다’고 지적한다.

새누리당, 더민주당, 국민의 당 등 보수정치세력만 가지고 한국정치를 평가하고 전망하려면 답이 없다. 진보정치세력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하고, 그런 정치세력들이 진출할 수 있는 정치질서를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 당장 선거제도부터 바꿔야 한다. 결선투표제를 도입해야 한다. 노동조합보다 못한 민주주의 선거를 하고 있다. 선거가 진행 중인데도 ‘후보단일화’가 주요 이슈다. 독일식정당명부비례제니, 선관위가 제시한 광역비례대표제니 하는 것은 차치하고라도 직능별 국회진출의 취지로 만든 기존의 비레대표 국회의원 숫자조차 여야담합으로 7석이나 줄여 고작 47석에 불과하다.

<조선일보>는 “美 트럼프 "北 도발, 알아서 잘 즐겨라" 할 말인가”제목 사설에서 ‘트럼프의 말은 실현 가능성이 없는 허언(虛言)임이 너무나 명백해 대응할 가치 없어, 트럼프가 미국 공화당 후보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 현재의 미국 여론 추이를 보면 트럼프가 공화당 후보가 돼도 대통령으로 당선되지는 못할 가능성이 높아, 그러나 외교와 안보, 세계 평화를 재단하는 포퓰리즘을 퍼뜨릴 것, 트럼프류가 미국 여론을 얼마나 오염시킬 것이며 이것이 한·미 동맹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깊은 관심’이라고 주장한다.

한미동맹에 목을 매고, 미국을 신주 모시듯이 하는 조선일보 입장에서 트럼프가 미국공화당 대선후보가 된다는 것에 우려가 커 보인다. 그러나 트럼프는 미국이 한국을 대하는 소위 말하는 국격에 대해 솔직하게 말하고 있을 뿐이다. 한국을 얼마나 우습게 여기 길래 그런 소리를 하겠는가. 미국의 군사무기 수입 1위 국가에다 남북긴장이 벌어지면 미국의 처분이나 바라보면서 군사작전권도 돌려받지 않겠다고 하는 나라이니 그저 아무렇게나 대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건 당연할 것이다. 차기 한국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보수정치인들은 미국에 눈도장 찍으려 안달이니 그렇게 보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게 다 이승만 정권부터 지금까지 자초한 일 아닌가?

(2016.4.4.월, 조중동한매문 사설 비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