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제재의 외통수

<조선일보>는 “시진핑 주석 '대북 제재' 약속, 행동으로 보여야 믿을 것”제목 사설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 박근혜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중국은 유엔 대북 제재 결의안을 전면적이고 완전하게 이행할 것"이라고 했지만 유엔 제재안은 중국의 요구를 반영해 '생계 목적' 광물 거래는 허용하는 등 곳곳에 구멍‘이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중국은 한·미와 가진 정상회담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의 주한 미군 배치에 반대했지만, 대북 제재와 사드 문제를 연관시키려는 태도‘를 비판하고 있다.

유엔의 대북제재 조건에서 북한의 광물이 중국으로 수출되고 중국의 생필품이 북한으로 수출되는 조건이라면 실질적인 제재 효과는 없어 보인다. 금융거래에 대한 제재가 있다 하더라도 한은 한국과 달리 국제적인 금융거래에 있어 폐쇄적인 국가이기 때문에 큰 타격을 받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 대북제재의 열쇠는 중국이 가지고 있는 셈인데 고고도미사일(사드) 한국배치에 대한 한중, 중미간 입장이 해소되지 않는 한 대북제재는 실효성을 거두기 어려워 보인다. 그런데 한국 정부나 <조선일보>의 대중국 압박을 보면 외교의 실제와는 달리 국내용으로 보인다.

<매일경제신문>은 “韓·美·中 핵안보정상회의 메시지 북한은 직시해야”제목 사설에서 ‘한·중 간에 6자회담 재개 조건을 놓고 시각차가 있고, 미·중 간에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한반도 배치를 놓고 이견이 있는 건 사실이나 이는 사안의 본질이 아닐뿐더러 우리 정부는 미국 중국과 꾸준히 이견을 좁혀가고 있다’고 했지만 이런 주장은 이 사설의 기대일 뿐이다. <동아일보>도 사설에서 “中 시진핑 주석, 사드 반대하려면 북핵 포기시켜야”한다고 주장했지만 중국이 사드반대를 분명하게 천명하고 있는 만큼 이 사설의 기대처럼 되지 않을 것이다.

<중앙일보>는 “대북 압박 강도 높여도 대화의 문은 열어 둬야”제목 사설에서 ‘대북제재의 실효성은 중국에 달려, 시 주석은 대북제제 동참 의지를 밝히면서도 6자회담을 통한 대화 재개 필요성을 강조, 제재 일변도인 한·미·일과 시각차,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국 배치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시 주석의 주장에도 일리가 있는 만큼 대화의 문을 완전히 닫아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중앙일보> 사설이 가장 현실적인 주장을 하고 있는 셈이다.

대북제재의 수단을 갖고 있지 않은 한국은 강경하게 대북제재를 외치기만 할 뿐이다. 제재수단은 중국이 가지고 있으면서 내용적으로는 반대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은 출구전략을 포함한 양면전략을 쓰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그러나 너무 미국에 기대어 외통수만 고집하는 외교전략을 펴고 있다. 외통수는 자가당착에 빠질 우려가 있다.

(2016.4.2.토, 조중동한매문 사설 비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