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마을이 해군기지 건설 훼방꾼이라고?

<한국경제신문>은 “강정마을 등 국책사업 훼방꾼엔 끝까지 민사책임 지워라”제목 사설에서 ‘해군이 제주기지 공사를 방해한 5개 단체 120여명에게 34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법적 절차, 문제는 이런 민사소송이 시간이 가면서 흐지부지되고 만다는 점, 강성 노조들이 불법 파업, 점거 농성, 생산시설 파괴까지 쉽게 되풀이하는 것도 마찬가지, 사회병리적 불법·떼법 현상을 근절하자면 민사적 책임을 끝까지 묻는 게 가장 효과적, 법치주의가 결코 거창한 게 아니다, 불법에 대한 손실배상 책임을 명확히 하고 그 절차를 끝까지 수행하는 것이 중요, 해군에는 이번 소송을 끝까지 진행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먼저 ‘국책사업 훼방꾼’이라는 제목부터 악의적이다. ‘국책(國策)’사업이란 게 뭔가? 국가가 정책적으로 결정하고 집행하는 사업이란 뜻인데, 국가는 국민과 별도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국민이 있어야 국가가 있고 국민의 결정으로 국가를 효율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정부를 구성한다. 그런데 국민을 훼방꾼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는 국민에 대한 폭력이다. 아무리 국가가 국책사업을 집행한다고 하더라도 국민의 권리와 인권을 짓밟는 즉 국민의 삶을 ‘훼방’ 놓으면서 집행할 수는 없다. 그들은 ‘행정대집행’이라는 이름으로 집행을 한다고 하지만 상당수는 ‘강제대집행’이거나 ‘폭력대집행’이다.

국책사업을 시행함에 있어 주민의 동의를 얻는 절차를 거치는 것은 당연하다. 노무현정부에서 시작해서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거치며 완공된 제주해군기지는 주민들의 다수가 반대했지만 이를 무시하고 강압적으로 밀어붙였다. 설령 국가의 시급하고 중요한 사업인데 주민들의 님비현상 때문에 마냥 기다릴 수 없어 밀어붙였다고 하자. 그렇다면 제주해군기지가 그토록 폭력적으로 밀어붙여 조기에 완공해야 할 기지였는가 하는 점이다. 정부는 ‘남방해상로’ 문제를 주요하게 얘기했다. 우리 상선이나 유조선이 지중해에서 인도차이나, 동남아 해상을 거쳐 왕래하는 것을 보호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오히려 제주 해군기지가 아니라 외교를 통해 이 해상로 곳곳 국가들의 항구나 해군기지를 이용하는 국가간 협약을 통해 해결해야 할 것이다.

만약 북한의 남침위협이 목적이라면 제주해군기지는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 우리나라에 해군기지나 항구가 포화상태라서 제주에 해군기지를 추가로 건설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제주해군기지 건설이 미국 해군력 60%의 태평양, 동북아로 이전하고 있는 가운데 대중국포위전략 일환이며, 그로 인해 동북아지역의 군사적 긴장과 전쟁의 위협을 높인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아예 무시하고 있다. 시급성을 다투는 문제가 아니라면 토론 과정을 거쳐야 한다. 정부가 정하고 밀어붙이고 반대하는 주민은 모두 불법으로 처벌하는 이런 국가폭력을 미화하는 자본언론들은 제주 강정주민들에게 추가 폭력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 사설은 제주해군기지 문제를 논하면서 ‘강성노조 불법파업’ 운운하면서 주제를 벗어나 운동진영에 대한 모독과 색깔 덧씌우기까지 시도한다. 이번 민사조치를 끝까지 진행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 ‘법치주의’ 운운하고 있다. 2012년 대통령선거 당시 댓글과 개표 등 부정의혹 사건에 대한 소송은 3년이 지난 지금도 대법원에 계류 중에 있다. 선거사범은 6개월 내에 재판하도록 하고 있다. 국가권력과 관련된 주요한 사건은 흐지부지가 아니라 아예 뭉개고 있다. 돈과 권력을 가진 자들 특히 재벌들의 불법에 대해 이 나라 사법부가 정부가 어떻게 처리해 왔는가를 <한국경제신문> 스스로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환경의 보고인 강정 해안을 파괴하고 평화로운 마을을 두 동강 내면서 건설한 해군기지는 그저 ‘국책’이란 이름으로 정당화된다. 힘없는 주민들이 살아가는 ‘강정마을’에 끝까지 책임을 물으라는 이런 자본신문을 끝까지 물고 늘어져야 한다.



<조선일보>는 “총선에 간판 바꿔 비집고 나온 從北 통진당 잔존 세력”제목 사설에서 ‘대법원이 '내란 선동 비밀 회합'으로 판단한 통합진보당 내 'RO(혁명조직) 모임' 참석자 12명이 이번 총선에 민중연합당이라는 간판으로 출마,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해산된 통합진보당 출신 출마자가 이들을 포함해 60명 이상, 이번에 출마한 통진당 출신 모두를 과격 종북 세력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국민이 그들의 숨겨진 정체를 똑똑히 목격한 이상 이번 선거에서 그들이 노리는 대로 될 리가 없어, 다시는 이런 시도조차 하지 못하도록 유권자들이 표로 똑똑히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사설 내용은 민중연합당 소속 후보 60명 중 12명이 '내란 선동 비밀 회합'으로 판단한 통합진보당 내 'RO(혁명조직) 모임' 참석자라고 하면서 사설 제목은 <총선에 간판 바꿔 비집고 나온 從北 통진당 잔존 세력>이라고 뽑았다. 조선일보다운 이데올로기 공세다. ‘통진당 출신 모두를 과격 종북 세력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이라는 단서를 달긴 했지만 ‘종북 통진당 잔존세력’, ‘내란선동’, 'RO(혁명조직) 모임' 등 민중연합당에 색깔을 덧칠해 선거방해 행위를 노골적으로 하고 있다.

중앙선관위는 <조선일보>에 대해 경고조치를 포함해 법적인 제재를 가해야 한다. 여성후보비율이 가장 높아 중앙선관위로부터 선거자금까지 지원받아 정당한 절차를 거쳐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공당에 대해 이런 무법천지의 공세를 펴는 것이야말로 총선시기 ‘내란선동’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만약 조선일보 말이 옳다면 민중연합당 등록을 받아주고 후보등록을 인정하면서 선거자금까지 지원해 준 중앙선관위를 처벌해야 할 것이다.

<조선일보>는 “'검사장 주식 대박' 의혹, 더 끌면 검찰 조직만 상처 날 것”제목 사설에서 ‘게임업체 넥슨 주식 80만주를 지난해 126억원에 팔아 '주식 대박'을 터뜨린 것으로 드러난 진경준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검사장)이 31일 해명문을 내고 "컨설팅 업체에 있던 친구가 친분이 있는 누군가로부터 '이민을 가게 돼 주식을 팔아야겠다'는 말을 듣고 친한 친구 여러 명이 같은 가격에 주식을 산 것", 법무부와 검찰이 나서 진 검사장의 주식 대박 의혹에 일절 의문이 남지 않게 설명’할 것을 촉구한다.

권력을 가진 자들의 불법행위는 대부분 제 식구 감싸 안기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권력과 지위를 이용해 취득한 정보로 엄청난 돈을 벌었다면 당연히 불법행위다. 친구소개로 우연히 주식을 샀는데 대박을 터트렸다고 말하지만 그걸 믿을 사람은 없다. 일반시민이 복건에 당첨되듯이 떼돈을 벌었다면 모를 일이지만 한국에서 권력집단의 핵심에 있는 자가 그 정도 차익을 남겼다면 당연히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 <조선일보>가 이 사건에 대해 요구하는 수준은 ‘의문이 남지 않게 설명’하는 정도다. 지난 시기 그런 해명은 당연히 변명이고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눈가림이라는 것이 확인되었다. 적당히 해명하고 자진사표 내면 끝나서는 안 된다. 그렇게 하고 조금 지나 슬그머니 변호사 사무실 차려 전관예우 받아 떼 돈 버는 이런 지저분한 권력놀음을 더 이상 지켜 볼 수 없다.

<중앙일보>는 “성매매특별법 6대3 결정이 던진 메시지”제목 사설에서 ‘자발적으로 성(性)을 판매한 사람도 형사처벌하도록 한 성매매특별법 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 “성매매를 할 수밖에 없는” 사회구조적 원인에 주목한 소수의견을 무시할 수만 없는 게 또한 현실, 김이수·강일원 재판관은 “형사처벌 대신 다른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지원과 보호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조용호 재판관은 “국민에 대한 최소 보호 의무조차 다하지 못하는 국가가 오히려 생계형 성매매 여성들을 형사처벌하는 것은 또 다른 사회적 폭력”이라고 소개한다.

대법관 6명은 합헌, 3명은 위헌의 이유로 ‘사회구조적 문제’, ‘생계형 성매매’ 등에 대한 처벌은 위헌이며 또 다른 폭력이라고 한 데 대해 ‘인권 사각지대에 놓인 생계형 성매매 여성들에 대한 사회보장·복지 정책의 확충이 필요하다는 주문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주문한다. 그런데 이런 식의 주문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리사회가 그들의 호소에 귀를 기울이기가 어려운 처지인데 특히 국가가 그들의 처지를 개선할 어떠한 방안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역사적으로 성매매의 구조적인 문제 중, 빈곤의 문제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서는 성매매를 불법화 하는 것만으로는 해소되기 어렵다는 것은 알고 있는 사실이다. 대책을 세울 준비를 하면서 귀를 기울여야 한다.

<동아일보>는 “‘청년드림’으로 해외 일자리 개척, 한국의 영토 키운다”제목 사설에서 ‘유라시아 대륙을 지배하던 기마민족의 DNA를 지닌 한국인의 핏속에는 유목민의 이주 본능이 흐른다, ‘헬조선’ ‘N포세대’라는 분노의 언어가 들끓는 시대, 눈을 지구촌으로 돌려 세계 곳곳의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유목민의 본능을 깨워 보자, 청년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면서 지난해 해외 취업자 수는 2903명으로 2014년(1679명)보다 72.9% 급증,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가 청년 취업 플랫폼으로 정부 청년일자리 정책의 빈틈을 채울 것, 동아일보는 올해 ‘미국 실리콘밸리 드림캠프’ 프로젝트를 새롭게 시작, 청년과 일자리는 한국 경제의 성장이고 복지이며 미래, 동아일보는 정부의 노동개혁과 일자리 정책을 감시하면서 청년들과 함께 세계 일자리 시장을 열어갈 것을 다짐한다’고 한다.

심각한 청년실업 문제를 거론하면서 ‘영토’라는 국가나 민족주의를 내세우는 것은 자본주의 체제가 갖는 이중적이며 자기모순적인 가면이다. 한국의 조상들은 남방계와 북방계가 혼재해 있다. 그 중 북방계 조상들이 유목민이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 땅에 자본주의가 들어오기 전까지는 수천 년 동안 농경민족으로 살아 왔다. 오늘날 노동자들은 이주노동자로서 유목민 신세이지만 그것이 유목민의 후손이라서 그런 것이 아니고 자본주의체제 그리고 자본의 세계화가 노동자들의 이동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동아일보>는 지난 해 해외 취업자를 2900명으로 말하고 있는데 이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사설에서 소개한 대로 실리콘 벨리 등 해외 기업에 취업한 경우를 말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헬조선을 떠나 해외에서 취업하는 상당수는 워킹비자나 아니면 불법체류를 통한 알바노동자들이다. 한국정부는 이 부분에 대한 통계조차 제대로 갖고 있지 않다. 이들이 얼마나 노동법의 사각지대에서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을 하고 있는지조차 모른다. <동아일보>가 말하는 프로젝트는 헬조선을 떠나는 다수의 흙수저 청년들의 문제와는 거리가 멀다. 또 이 사설에서 말하는 비정규직 확대와 자유로운 해고를 기본으로 하는 소위 노동개혁(개악이지만)으로는 청년실업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매일경제신문>은 “공석 공공기관장 총선 뒤 낙하산 인사 절대 없어야”제목 사설에서 ‘4·13 총선에 출마하려고 임기 중 도중 하차한 공공기관 수장이나 감사 등 12곳의 자리가 비어, 총선을 끝낸 뒤 여당 쪽 낙선자나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했던 낙천자에 대한 위로와 보은 형식의 낙하산 인사로 빈 공공기관 자리를 채울 개연성이 높아 걱정, 해당 업무에 전문성도 없고 공공기관 경영 역량도 갖추지 못한 인사를 낙하산 태워 보낸 작태로 빚어진 폐해’를 지적한다.

사설의 기대와는 달리 낙하산 인사는 끝나지 않을 것이다. 임기 중에 출마를 위해 자리를 박차고 떠나는 권력 먹튀가 끝나지도 않을 것이다. 내부 승진으로 기관장이 된 경우가 아니라면 당연히 철새처럼 왔다가 갈 것이다. 그들에게 전문성이나 역량을 따져봐야 소용이 없다. 굳이 역량이라면 권력에 줄 서서 손 비비는 일일 것이다. 낙하산인사는 구조적인 문제다. 현재 절차에서 기관장 선임은 권력(청와대)이 낙점한 자를 요식행위를 거치게 하는 것뿐이다. 공공기관 임명절차를 바꿔야 한다. 노조를 포함한 기관의 구성원이 참여하고 학계나 국회의 검증도 거치게 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현재처럼 권력에 줄 선 자들의 논공행상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문화일보>는 “선관위 ‘野 단일후보’ 해석은 궤변, 당장 바로잡으라”제목 사설에서 ‘선관위는 31일 더불어민주당의 한 지역구 후보 질의에 답변하면서 “2개 야당의 연대 합의가 있었다면 ‘야권 단일후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게 가능하다”, 선관위는 “정치적 주장이나 수사(修辭)에 불과해 유권자의 판단을 그르치게 할 정도는 아니다”며 공직선거법 제250조(허위사실공표죄)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이런 결정이 왜 내려졌는지 면밀히 따져 선거 중립 훼손 세력이 내부에 있지 않은지 규명‘ 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여러 야당이 있는데 2개 야당이 단일화 한 것을 두고 ‘야권단일후보’로 규정한 것은 분명 잘못이다. 그렇다고 수 많은 야당 등 이념과 노선이 다른 정당이 단일화 할 수 없으니 결국 단일화라는 말 자체는 성립할 수 없다. 만약 그렇게 단일화했다면 이는 야합일 테다. 문제는 이런 논란이 왜 벌어지는가에 있다. 바로 당선가능성과 관련되는 것인데 하나의 여당에 맞서는 다수의 야당이라는 현실적 조건이다. 그러니 야당이 연대해서 여당을 이긴다는 논리다. 이런 상층 연대나 담합은 당원이나 지지세력의 의사를 무시하거나 왜곡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야권연대 같은 방식에 매몰될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 다수결 일반원칙으로서 결선투표제를 조속히 도입하면 이런 문제는 해결될 일이다.

<문화일보>는 “朴대통령의 워싱턴 北核외교, 제재 강화로 이어져야”제목 사설에서 ‘52개국 정상이 참여한 가운데 1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제4차 핵안보정상회의는 ‘북핵 정상회의’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북핵 문제가 중요 의제, 워싱턴 핵안보정상회의는 북한 제재의 실효성을 높이고, 흐지부지되지 않도록 하며, 중국의 지속적 동참을 이끌어내는 데 도움이 됐을 것으로 평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미·중 정상회담에서 “미국과 중국은 북핵 문제에 대한 효과적인 소통과 공조를 해왔으며 앞으로 이를 강화해 나가기를 원한다”, 정부는 안보리 결의와 이번 워싱턴 핵안보정상회의 ‘컨센서스’를 적극 활용해 북한에 핵 포기냐, 자멸이냐의 조속한 선택을 강제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상의 내용들은 핵안보정상회의와 상관없이 지난 몇 달 동안 계속되어 온 얘기의 반복이다. 그러나 북핵과 북한제재를 둘러싼 이번 핵안보정상회의 핵신 내용은 결국 중·미회담이었는데 중국 시진핑 주석이 오바마 면전에서 한국에 고고도미사일(사드) 배치를 반대한 내용이 빠져 있다. 중국에 북한 제재를 압박하면서 중국을 겨냥한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하는 것을 중국이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 경우 중국의 북한제재는 외교적인 수사와 달리 이루어지기 어려을 것이다. <문화일보> 사설은 사드문제는 빼고 북핵제재 문제만 거론하고 있는데 이는 핵심을 비껴가고 있다. 외교는 국제적이어야 하는데 국내용으로 보도하려 한다. 총선을 앞두고.

(2016.4.1.금, 조중동한매문 사설 비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