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건설노동조합연맹

연금제도 확충을 말하면서 선별적 노인복지는 뭔가?

<조선일보>는 “우리 앞에 닥친 '老後파산', 재앙 피하려면 연금 확충해야”제목 사설에서 ‘서울중앙지법이 파산 선고자의 연령 분포를 처음으로 집계해보니 올 1~2월 중 파산 선고를 받은 1727명 중 60대 이상이 24.8%(428명), 65세 이상 노인 빈곤율은 49.6%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1위, 일본에서는 혼자 사는 독거(獨居)노인이 600만명에 달하고 그중 200만명은 의·식·주 모두 자립능력을 상실한 채 파산 상태, 노후 파산 사태를 막으려면 우선 노년층을 위한 공적 연금 확충해야, 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노년층 안에서도 하위 20~30%의 노인들이 절대 빈곤 상태에 놓인 것으로 추정, 현재 노인층 70%에게 월 10만~20만원씩 일괄 지급하는 기초연금 지원 대상을 점진적으로 압축하고 1인당 지급액을 최저생계비(월 64만원)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방안을 강구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공적연금 확대 방안은 긍적적이다. 그러나 기초(노령)연금 지원 대상을 줄이자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지금 지급하고 있는 10~20만원은 2012년 대통령 선거 당시 나온 공약보다 대상이나 금액이 줄었다. 노인들에게 지급되는 기초연금으로는 턱 없이 부족하다. 지원대상을 줄이자고 하지만 항상 차상위 계층의 문제가 생긴다. 이 기회에 기초연금뿐만이 아니라 청년을 포함한 전 연령계층의 빈곤문제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가구당 소득을 보전하는 보편적 복지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전 국민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것이다.

<동아일보>는 “전교조의 세월호 교과서, 교육부가 막을 능력 있나”제목 사설에서 ‘교육부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세월호 참사 2주년 계기수업용 교재로 발간한 ‘기억과 진실을 향한 416교과서’에 대해 “교육자료로 부적합하다”며 사용 금지 조치, 교육기본법 제14조 4항은 ‘교원은 특정한 정당 또는 정파를 지지하거나 반대하기 위하여 학생을 지도하거나 선동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 총선과 대선을 겨냥해 정치운동으로 교실을 오염시키고 어린 학생들에게 편향된 가치관을 심어주려는 전교조에 정부가 이번에는 제대로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억과 진실을 위한 계기용 수업교재’가 부적합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나 집단은 세월호를 더 이상 기억하고 싶지 않을 뿐 아니라 그 진실이 밝혀지는 것을 두려워 하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 2주년이 다 되어 가는 지금 세월호 특별법에 근거한 특별조사위원회가 정권의 전방위적인 방해 속에서도 유가족들과 시민들의 참여 속에 진실을 밝히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왔다. 의문들이 조금씩 풀려가고 있다. 다른 나라의 경우에도 국가권력에 의해 감춰진 진실은 오랜 시간이 걸려서 밝혀졌다는 역사적 사실을 고려할 때 진실을 가리려는 자와 밝히려는 자 사이의 싸움은 장기적일 수밖에 없다. 그런 측면에서 전교조가 펴낸 교육자료는 역사적 억울하게 죽은 영혼과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진실을 밝히려는 노력의 결과물이다.

동아일보는 교육기본법 제 14조를 거론하며 특정한 정파나 정당을 지지하거나 반대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있지만 세월호의 진실을 밝혀내는 일은 정파나 정당과 무관하다. 물론 진실을 밝히려 하는 데 반해가 되는 정당과 정파라면 밝혀내서 폭로하고 공격해야 할 것이다. 304명이 수장된 참사를 밝히려는 교사들의 노력을 정파와 정당 운운하는 자들이야말로 지극히 정파적이고 진실을 방해하는 정당편향적인 집단이다. 교사가 학생들에게 진실을 알려주고 가르치는 것은 선동이 아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불의를 보고도 눈감으라고 말한다면 선생으로서 자격이 없다. 세월호 진실을 밝히려는 노력은 지난 2년간 끊임없이 진행되어 왔다. 이번 4.13총선이나 내년 대선과 무관하게 진행될 것이다. 진실을 밝히려는 노력이 학생들에게 편향된 것이 아니라 진실을 덮으려는 음모가 편향된 것이다.

<한국경제신문>은 “국회의원들이 특권 내려놓을 때 정치가 바로잡힌다”제목 사설에서 ‘우선 불임국회를 초래한 국회선진화법 당장 폐기, 불체포특권뿐만 아니라 면책특권도 내려놓는 자세, 국민의 4분의 1을 잠재적 범죄자로 만드는 과잉범죄화 입법, 관련 없는 기업인들까지 불러다 호통치는 ‘원님재판’ 금지, 국회의원 보수를 제한하고, 국회의원 특권의 절반을 폐지하는, 눈에 보이는 약속‘을 촉구했다.

국회의원 분만 아니라 공직자라면 그 누구라도 특권을 누려서는 안 된다. 그런데 특권을 말하면서 국회선진화법을 말하는 것은 맥락상 맞지 않다. 국회법상 운영제도일 뿐 국회의원 특권문제와는 다르다. 기업인들을 불러놓고 호통이나 치는 행위는 근절되어야 하지만 기업인들이 국회에 출석하지 않아도 된다는 발상은 국민의 대의기구를 무시하는 발상이다. 이제까지 기업인들이라 표현했지만 실제 재벌총수들은 제대로 출석하지도 않았고 출석했더라도 제대로 답변하지 않았거나 약속한 것을 지키지 않았다. 한국정치를 바로 잡는 단순히 특권을 없애는 것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다. 선출절차에 있어서 과반수대표제를 확립할 수 있는 결선투표제, 제대로 된 정당명부비례제 등 절차적 민주주의 확립에서부터 내용적으로 완전한 3권 분립과 입법기관으로 제대로 된 기능을 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드는 일이다.

(2016.3.26.토, 조중동한매문 사설비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