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과 그 자식들이야 모르겠지만

강남에 사는 재벌 자식들은 흥청망청 돈을 쓰고 심심하면 해외여행을 다니는 데 여기 해고당한 노동자들은 차가운 시멘트 바닥 위에서 노숙농성 중이다. 그렇다고 우리 노동자들이 재벌과 그 자식들에 비해 불행하지 않다. 왜냐하면 이 잘못된 세상을 바꾸려는 의지가 있기 때문이다. 저들의 물욕에 찬 텅 빈 머리와는 다른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지난 토요일 밤 세월호 촛불문화제 끝나고 일본대사관 앞 농성장 들렀다가 이 곳을 지나는데 농성텐트가 유난히 춥게 느껴졌다. 그래서 페북에 이런 글을 올렸다. “삼표자본가는 주말이 따뜻한가?” 동양시멘트 노동자들이 삼표회장 집 앞에 농성 갔을 때 그는 집에 들어오지 않고 어디 5성급 호텔에서 잠을 잤겠지만 노동자들은 추위를 이기며 노숙을 해야 했다.

1800년대 말 자본주의 미국에서 하루 8시간 노동을 주장하며 파업을 벌였다가 노조 지도자들은 교수형에 처했다. 오늘날 전 세계 노동자들이 기념하는 5.1절(메이데이)의 기원이 된 노동자들의 파업투쟁에 주방위군이 투입되어 전쟁을 치러야 했다. 한편으로 아메리카 대륙의 원주민인 인디언들은 서구의 침략으로 1억명의 인구가 1천만명으로 줄어들 정도로 학살당한 것도 모자라 노동자 총파업이 벌어지던 시기에 학살당하면서 인디언 보호구역으로 갇히는 신세가 되었다.

침략자들은 인디언 추장을 잡아 살해당한 뒤 유골을 전시함으로써 인디언 멸종을 정치적으로 선언하기도 했다. 인디언의 수준 높은 문화와 전통은 파괴되었다. 우리가 인디언들이 부르는 이름에서 보듯이 생태적이면서 문화예술적으로 높은 수준이었는데 인류역사에서 매우 아쉬운 부분이다. 미국 독점자본주의를 지나 오늘날 신자유주의 시기까지 인간성은 파괴되어 왔다.

동양시멘트 노동자들은 당연히 정규직으로 현장에 복귀해야 한다. 동양 동지들이 자본의 탄압을 뚫고 현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 연대해 나가야 한다. 장시간 노동에서 벗어나 적게 일하고 모두 함께 일하는 평등한 세상을 향한 투쟁해야 한다.

* 다음 날인 1월 13일,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은 지난 1월 13일 동양시멘트 하청노동자 7명(민주노총 강원영동지역노동조합 동양시멘트지부 지부장 등 노조원 7명)에 대해 실형(징역 6월부터 1년6월까지)을 선고했다. 같은 내용이었지만 중도에 투쟁을 포기하고 노조를 탈퇴한 뒤 현장 복귀한 사람들은 모두 풀어줬다. 결국 민주노조를 깨기 위한 판결임이 드러났다.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 노동위원회(위원장 강문대 변호사)는 “매우 이례적이고 법리에는 물론이고 상식에도 부합하지 않는 판결...과연 법원이 이런 식으로 감정적으로 또 특정 의도를 가지고서 마구 판결해도 되는 것인지...이 판결에 도대체 무슨 정의가 담겨 있고 어떤 고뇌가 스며 있단 말인가?...오로지 기업의 이익만 옹호하면서 노동자들의 처지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부당한 판결”이라고 밝혔다.

(동양시멘트 노동자 상경투쟁 촛불문화제, 2016.1.12.화)